북한군이 지난 3일 우리 군 최전방 감시 초소(GP)를 총격할 때 사용한 화기가 14.5㎜ 기관총(고사총)이라고 한다. 웬만한 장갑차도 뚫는 위력이라고 한다. 자칫했으면 우리 장병의 목숨이 위태로웠다. 그런데 우리 군과 청와대는 피탄 직후부터 '오발 가능성'을 흘리며 제대로 된 항의도 하지 않았다. 북 고사총은 구조상 오발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그런 고사총탄이 오발로 1.5㎞ 이상 떨어진 우리 GP를 4발이나 탄착군(彈着群) 형태로 명중하는 것은 더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다. 총격 다음날인 4일 북은 우리 군의 F-35 스텔스기 도입과 한·미 연합 공중 훈련 등을 맹비난했다. 북은 과거에도 필요할 때 이런 식의 총격 도발을 해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사흘째 '오발일 것'이라고만 하고 있다.

과거 우리 군은 북한 총격을 당하면 경고 방송과 경고 사격을 언제, 어떻게 했는지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계속 입을 닫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이 총격 관련 침묵하는 데 대해 "북이 실수로 한 일에 대해선 답신하지 않는다. 답신하는 경우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 무반응이 '오발'의 정황이라는 것이다. 총 쏜 북은 아무 말이 없는데 총 맞은 우리가 앞장서 '실수'라고 감싸고 있다. 북한 미사일도 오발이라고 할 건가.

이 정권은 '김정은 신변 이상설'을 언급한 탈북자 출신 정치인들에 대해선 인신공격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GP를 고사총으로 명중시킨 북에 대해선 사과 요구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옹호한다. 무슨 다른 목적과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지나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5/20200505030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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