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관계자, 브리핑서 北 의도 축소에 급급
"해명하라" 우리 군 전통문에…북, 묵묵부답

지난 2018년 11월 철원 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감시초소(GP)가 폭파되는 모습. 남북은 GP 시범 철수 사업을 합의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각각 11개의 GP를 철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11월 철원 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감시초소(GP)가 폭파되는 모습. 남북은 GP 시범 철수 사업을 합의했고, 이에 따라 지난해 각각 11개의 GP를 철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합동참모본부는 3일 강원도 철원 3사단 지역에서 북한군이 우리 군 GP(경계초소)를 향해 총격을 가한 것에 대해 “의도적 도발 가능성은 작게 본다”고 했다. 이 설명은 북한의 공식 입장이 아닌 우리 군의 정황 증거에 따랐다. 북한이 우리 군 GP 공격에 대해 아무 입장도 내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군이 서둘러 북한의 도발을 선의로 포장하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이날 크게 네 가지 이유를 들어 북한군 도발에 의도성이 적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당시 시계가 1㎞ 내외로 상당히 안 좋았고, 안개가 짙게 껴 있었다”며 “또 통상적으로 상황 발생 당시 시간대가 북측의 근무 교대 이후 화기 점검이 이뤄지던 때”라고 했다. 군은 GP 총격 상황 전·후에 북한 지역 농민들이 별다른 반응 없이 농사 활동을 했고 북한군의 특이 동향이 없었다고 했다. 또 이번에 총격을 받은 아군 GP가 북한군 GP 보다 지형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이유가 적다고 봤다.

군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북한의 의도적 도발 가능성이 작은 이유를 설명하는 데 치중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밝히지도 않은 의도성을 우리 군이 먼저 나서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변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나 나왔다.

합참은 이날 오전 7시41분 북측이 아군 GP를 향해 총탄 수 발을 발사했고, 그 중 4발은 우리 군 GP 외벽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장 지휘관은 판단에 따라 10여발씩 2차례 대응 사격을 했다. 군은 상황 발생 2시간 뒤인 오전 9시35분쯤 북한에 이번 도발에 대한 상황 설명을 요구하는 전통문을 보냈지만, 대답은 없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3/20200503008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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