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인비료공장, 제재·식량난 맞설 자력갱생 상징
태양절 건너뛴 김정은 "수령님, 얼마나 기뻐하실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순천인비료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순천인비료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조선중앙통신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곳은 평안남도 순천의 비료공장 준공식장이었다. 김정은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할 무대로 이곳을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의 만성적 식량난은 비료 부족과 밀접한 관련이 깊다. ‘비료는 곧 쌀이다’라는 구호가 있을 정도다. 순천인비료공장은 비료를 자체 생산해 식량난을 해소하겠다는 목적으로 지어졌다. 이 공장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인회석 연료로 비료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대북 제재에 맞선 자력갱생·정면돌파전의 상징인 것이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이 참석한 이 공장 준공식 소식을 전하며 “알곡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일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고 했다.

순천인비료공장 착공식은 2017년 7월 열렸다. 평안남도 순천역 인근에 위치한 이 공장은 대동강을 끼고 있어 물을 끌어 쓰기도 좋고 비료 생산 후 수송하기도 유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 전방”이라며 농업생산을 독려했다.

김정은이 올해 첫 현지지도 장소로 택한 곳도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1월7일 보도)이었다. 당시 김정은은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은 정면돌파전의 첫해인 2020년에 수행할 경제과업들 중에서 당에서 제일 중시하는 대상들 중의 하나”라고 했다.

김정은은 이번 준공식에서도 “순천인비료공장은 당 정책 절대 신봉자들이 군민일치의 단결된 힘으로 창조한 자랑스러운 결실”이라며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했다.

김정은이 할아버지 생일이었던 지난 15일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도 건너뛴 것을 감안하면 순천인비료공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대북제재로 경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자력으로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인민생활 향상에 신경 쓰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체제 결속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3/202005030015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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