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추측에 불과한 선동이었나"
최강욱 "탈북자발 가짜뉴스 국회 통해 유포"
靑 "두 당선자 언급, 무책임한 발언"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자 /연합뉴스

건강이상설이 나왔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하자, 여권에서 2일 "김정은이 사망했다고 99% 확신" "일어서서 걷지 못한다"는 주장을 한 탈북자 출신 미래한국당 지성호·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자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들이 김 위원장에 내뱉은 말들의 근거는 무엇이고 합법적인가"라며 "소위 정보기관이 활용하는 휴민트 정보라면, 그럴 권한과 자격이 있나, 아니면 단순히 추측에 불과한 선동이었나"라고 썼다. 이어 "지난 며칠간 국민들을 불안케 한 선동은 어찌 책임질 것인가"라며 "정부의 '특이동향 없다'는 말보다 우선이었던 혼란과 혼돈의 상태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조화하는가"라고 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당선자도 페이스북에 "탈북자발 가짜뉴스가 이제 국회를 통해 유포될 위험이 생겼으니…"라는 글을 썼다.

앞서 지난 28일 국가정보원 출신으로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정보위원회 위원인 민주당 김병기 의원도 김정은 건강이상설을 주장한 태 당선자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태 당선자를 향해 "정부기관이 갖고 있지 않은 김정은 신변에 관한 의미 있는 정보가 있나"라며 "태 당선자를 믿지 않는 것은 정치 때문이 아니라, 근거도 없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언행 때문"이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태 당선자와 지 당선자 등의 언급은 무책임한 발언이었다"며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되는 '사망설', '위급설' 등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했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를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간부들이 수첩에 받아적고 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지 당선자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망 시점에 대해선 "지난 주말(지난달 25~26일)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사인(死因)에 대해선 "심혈관 쪽 수술 후유증"이라고 했다.

태 당선자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미국 CNN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정말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고, 자신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김정은이 지난달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후 지난달 30일까지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김일성 생일인 지난달 15일 집권 이후 처음으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아 신변 이상설이 불거진 상황에서 두 당선자의 발언이 나왔다. 정부의 공식 입장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다"는 것이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