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회 정보위원장에 보고
CNN "김정은 중대한 위험" →"美정부 모니터링 중"
통일부 "사실무근…특이동향 없다"
국회 외통위원장 "사실무근이라고 하기에 北 이상징후 보여"
靑 "측근 인사와 지방 체류 중" 쐐기

국가정보원이 21일 일부 외신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 보도와 관련해 "(김정은이) 건강상에 특이 징후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민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국정원으로부터 대면 보고를 받은 후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이렇게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전선 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또다시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0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국정원은 김정은의 동향과 관련해 "한국·미국 간 정보를 공유하며 관련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도 "특이동향이 없는 것 외에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는 취지의 공식 보고를 국회에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함께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도 "김 위원장에 대한 건강이상설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김정은 건강이상설은 전날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서 시작됐다. 데일리NK는 지난 20일 저녁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심혈관 시술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21일 오전 10시쯤 미국 관리를 인용해 김정은이 수술 후 '중대한 위험(grave danger)'에 빠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외신보도를 국내 매체들이 일제히 타전하면서 코스닥지수는 장중 5%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와 청와대는 물론, 주변국들도 긴박하게 사태 파악에 나섰다. 그러자 통일부는 "(CNN 보도는)김정은 위원장이 수술 이후 건강이 이상이 있다는 것을 미국의 관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내용"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이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김정은 건강과 관련해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출입기자단에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 백브리핑에서 "정부는 사실무근이라고 하지만 북한의 여러 상황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할 만큼 징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윤 위원장은 "(김정은이) 심혈관 질환에 대한 시술을 한 것은 맞는 것 같다"며 "북한이 4월10일에 하려고 했던 최고인민회의를 12일로 연기했는데도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15일 태양절 행사에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에서 평양시를 완전히 봉쇄한 것을 보면 통제가 안되는 무언가가 있다"고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후 출입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함께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이어 "북한 노동당, 내각, 군부 어디에도 비상 상황과 같은 특이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후 로이터에서 중국 공산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김정은이 위독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정은은 북한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4월15일·태양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2년 집권 이후 매년 4월 15일에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이번엔 불참한 것이다. 그러자 물밑에서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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