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관광산업 2조 달러, 美도 9100억달러 손실 예상 나와
 
지난달 23일 맨하탄 타임스퀘어가 텅 빈 모습./VOA, AP

미국의 관광산업이 올해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9100억달러(한화 1110조원)의 손실을 기록해 9·11 테러 때 보다 7배나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 관광산업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북한도 국경 봉쇄로 석 달째 관광이 끊겼다. 관광 산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우한 코로나로 인한 정치적·경제적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8일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의 최근 성명을 인용해 "코로나19로 올해 전 세계 여행업계가 2조100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7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3%를 차지하며, 세계 일자리의 약 10분의 1인 3억 3000만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리아 게바라 WTTC 회장은 성명에서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 주요 여행과 관광 부문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도미노 효과로 전체 공급망의 대규모 일자리 감소에 따라 직원과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관광협회(USTA)는 지난주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관광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 & Tourism Economics)' 공동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미 관광산업이 총 910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지난 2001년 9·11테러 때 미 관광산업이 받은 타격의 7배에 달한다. 미 관광업계의 일자리는 470만개 감소하고, 간접적인 타격까지 더하면 총 58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유럽에서 미국을 여행하는 관광객은 매달 85만명으로 미국 경제에 34억달러를 기여해 왔지만,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80% 이상이 감소했다.

이 때문에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와 각 나라 관광협회는 정부에 관광산업에 대한 조속한 경기부양책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유엔관광기구(UNWTO)도 지난 1일 세계관광위기대책위원회(Global Tourism Crisis Committee)를 구성해 각국 정부에 경기 부양과 준비, 회복 계획 등을 촉구하는 23개의 행동권고안을 제시했다.

북한도 지난 1월 말 국경을 폐쇄한 후 외국인 관광이 중단돼 외화벌이 사업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여행사 등 대북 관광전문 업체들 홈페이지에는 북한 당국의 북·중 국경 봉쇄로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공지가 떠 있을 뿐, 사실상 석 달째 개점휴업 상태다.

일본 내 북한여행 홍보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JS 엔터프라이즈와 중국 내 일부 여행업체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5월 25일부터 열리는 평양 봄철 국제상품전람회와 관련 여행상품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이들은 관광 예약은 가능하지만, 일정은 불확실한 상황 때문에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VOA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거액의 자금과 노동력을 투입한 양덕온천관광지구 등 주요 관광 시설이 제 역할을 못 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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