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선물한 러시아산 '오를로프'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이 지난해 10월 1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작년 백두산에 오를 때 탄 백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러시아산 '오를로프'종이라고 교도통신이 4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러시아산 올로프종 백마 수출 관련 업체 관련자의 증언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이 탄 말은 지난 2003년 푸틴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준 오를로프종 3마리 가운데 모스크바 남쪽 리페츠크주와 서시베리아 알타이지방에서 자란 두 마리이며, 사진과 영상을 본 전직 사육원이 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는 지난 10월과 12월 김정은이 북중 국경의 '혁명의 성지' 백두산을 등정 시찰했다는 기사와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서 김정은은 금박으로 장식한 백마를 타고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김정은이 북한 주민들에게 신비감을 줘 자신의 권위를 높이려는 목적이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의 말이 맞는다면 말 두 마리는 연령은 현재 20세 전후로 계산된다. 말의 평균 수명은 25~35년이다. 이 관계자는 "오를로프종 백마는 나이를 먹을수록 몸 색깔이 희어진다"며 "김정은 위원장의 말이 새하얀 빛깔인 것은 이 말들이 고령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러시아산 오를로프 준마는 고상한 외모에 인내심이 많고 순종적이라고 한다. 지난 2월 아르티옴 루킨 러시아극동연방대 동방학연구소 부소장은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탄 말은 2003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오를로프 준마일 가능성이 높다"며 ""오래전에 도입해 훈련을 받은 말일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월 러시아 세관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작년 10월 7만5509달러(약 8940만원)를 들여 러시아산 순종마 12마리를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값비싼 말들을 수입해 왔으며, 지난 2010년~2019년 동안 총 138마리의 러시아 말을 58만4302 달러(약 7억원)에 사들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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