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항 인근 그물·어선 설비 생산 공장 투자건 놓고 中 기업 설득 나서
공장 건설자금과 생산기술 받고 10년간 판매수익금 절반 지불하는 조건
中 기업, "北에 많이 속았다…공장 경영권도 절반 달라"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남포수출입품검사검역소에서 우한 코로나(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수출입 화물에 대한 소독작업이 진행 중이다. /노동신문

북한 당국이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중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보도했다. RFA는 현지 무역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노동당 소속 대성무역회사가 중국 기업에 그물과 어업설비 생산공장 건설투자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평안북도의 한 무역 소식통은 지난 22일 "신형코로나사태로 나라가 혼란스러운 속에서도 당 소속 대성무역회사의 중국 주재원들이 중국기업에 각종 고기그물과 어선설비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건설을 제안하며 투자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공장부지는 서해 남포항 인근지역에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투자제안서에 따르면 중국측에서 건설자금 60만달러와 일부 생산기술을 투자하고, 조선측은 공장부지와 건설 및 생산노동력을 제공하는 합작형태의 투자조건"이라면서 "공장 경영권은 북한이 갖고 중국기업의 투자금 상환은 공장 조업 이후 판매수익금 50%를 10년 동안 지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대성무역회사 간부들은 중국기업의 투자금을 끌어내기 위해 현재 투자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공장 조업이 시작되면 제품 판매수익은 연간 300만달러로 추산되는데 운영비와 인건비를 빼고도 이윤총액이 1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 투자자 측이 해마다 50만달러는 가져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장이 건설될 남포특별시는 국가전력과 도로, 항만 인프라가 다른 지역보다 잘 구축돼 있어 공장운영에 유리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 중국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23일 "우리나라에서 남포항은 서해를 대표하는 국제항구로써 국제화물을 취급하는 대형 배들과 크고 작은 어선들이 몰려 있다"면서 "고기를 잡거나 조개를 양식해 외화벌이 사업을 하는 수산사업소와 외화벌이 회사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어 그물과 어선설비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현지 수요를 제때에 포착한 대성무역회사가 남포항 주변에 어선설비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발 빠른 대처방식"이라면서 "그러나 중국투자자들은 지금까지 조선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본전도 못 찾고 쫒겨 난 사례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해당 제안을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현재 중국 투자자들은 건설자금을 투자했는데 조선 측이 경영권을 가져가는 방식은 공장이윤을 다 준다 해도 애당초 믿을 게 못 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중국기업이 투자를 할 경우 공장경영권도 절반을 가져가고 이익도 절반을 나눠 갖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고, 우리는 공장경영권은 일체 양도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투자유치 성공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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