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부작용 너무 컸나 불안 잠재우려 상황 축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서부전선대연합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김정은을 수행한 군 고위간부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노동신문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서부전선대연합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김정은을 수행한 군 고위간부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노동신문 연합뉴스

북한이 ‘코로나 19’ 방역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행하는 북한 당·군 고위 간부들이 이전과 달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공개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김정은이 서부전선대연합부대(군단급 부대)의 포사격 대항경기를 지도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나 수행한 김수길 총정치국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등 군 수뇌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다음날인 22일 김정은이 참관한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 보도에도 동행한 군 간부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 관영 매체들은 지난달 28일 동해안에서 시작해 지난 12일까지 진행한 북한군의 합동타격훈련에서 김정은을 제외한 수행한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보도했다. 지난 17일 열린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때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잠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공개됐지만 최근 공개석상에서 마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이와 관련 코로나 청정지역임을 주장하는 북한이 코로나 방역 극복 및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이 687명의 대의원이 참석하는 최고인민회의를 4월에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도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로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면서 불안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간부들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북제재로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데 코로나 사태로 국경을 봉쇄하고, 지역 간 이동까지 철저하게 통제하면서 물가 폭등에 굶어 죽는 사람까지 나온다”며 “코로나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면서도 지나친 불안감이 조성되지 않도록 간부들이 마스크 착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된 게 아니라 부작용이 너무 크다 보니 의도적으로 상황을 축소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동해안에서 인민군 부대의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김정은을 제외한 수행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노동신문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동해안에서 인민군 부대의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김정은을 제외한 수행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노동신문 연합뉴스

실제로 북한 매체들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고 마스크 생산 현황을 보도하고 있다. 지난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서도 북한 고위간부들이 마스크를 벗었지만 행사에 동원된 수백명의 건설인력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코로나 방역에서 성과를 거둔 간부들을 치하하거나 강원도의 한 간부가 방역 조치 불응을 이유로 처벌당한 사례를 공개하는 등 방역에 계속 고삐를 죄고 있다. 대북소식통은 “평양에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열이 날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 방역 통제를 강화한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 이란에 코로나 관련 지원이 열려 있다는 의사를 재확인 한 것도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의 내부 상황을 심각한 수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23/20200323023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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