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국경, 내륙도 식량 못구해 간부들에 옥수수 5㎏ 강제 징수
"코로나보다 아사자 더 많을 것"
 

북한이 우한 코로나 차단을 위해 북·중 무역 및 밀수까지 차단한 데 이어 내부적으로 봉쇄 수준의 이동 금지령을 내리면서 일부 지역에서 식량을 구하지 못해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제재 장기화에 따른 '기저 질환'(경제난)에 역병까지 창궐하면서 북한 경제의 내구력이 한계 상황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내부 상황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공식 무역과 밀무역을 모두 차단한 데다 지역 간 이동을 막고 시장까지 통제하면서 식량 등 생필품 부족을 겪는 지역이 적지 않다"며 "양강도 혜산 같은 국경 지역은 물론 내륙에서도 식량이 없어 굶어 죽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6일 우한 코로나의 세계적 확산 현황을 소개하면서 북한은 성공적인 방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6일 우한 코로나의 세계적 확산 현황을 소개하면서 북한은 성공적인 방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최근 북한에선 식용유, 쌀, 밀가루, 설탕, 페인트 등 식량과 생필품을 중국에서 수입하지 못해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한 북한의 국경 봉쇄가 40일 넘게 이어진 영향으로 보인다. 정기적으로 북한 장마당 물가를 추적해온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쌀 1㎏ 가격은 2월 27일 기준 평양 5300원, 신의주 5310원, 혜산 5540원으로 국경 봉쇄(1월) 전보다 2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북 소식통은 "중국은 코로나 사태로 잠시 중단했던 중국 내 탈북민 북송을 최근 다시 재개했지만 공식 무역과 밀수는 여전히 막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월 국경 봉쇄는 북한이 주도했지만, 지금은 코로나 확산세를 잡은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 무역 및 밀수를 차단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봉쇄 수준의 이동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장마당 등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농촌 지역에선 작년에 분배한 식량이 동나면서 밥을 굶는 가정이 속출하고, 농민들이 농번기에도 출근하지 못해 농사가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다급해진 북한 당국이 각 기관·단체의 간부들로부터 1인당 옥수수 5㎏씩을 강제 징수해 긴급 구제에 나서야 할 정도로 식량 형편이 어렵다"고 했다. 북한은 간부들로부터 징수한 옥수수를 인민반(20~40가구)별로 10㎏씩 나눠주고 있지만, 분배받은 주민들은 "사람 얼린다(갖고 장난친다)"며 당국을 비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에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코로나에 걸려 죽는 사람보다 굶어 죽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란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북한 당국이 고위층의 부정부패 청산 운동을 펼치는 것도 동요하는 민심 수습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이 작업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8/20200318001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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