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본부 있는 오스트리아서 핵 관련 역할 맡을 것이란 관측도
김정은, 유럽 자금 관리 맡을 가능성도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 대사로 임명된 최강일 외무성 전 부국장./ NHK 홈페이지 캡처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 대사로 임명된 최강일 외무성 전 부국장./ NHK 홈페이지 캡처

미·북 비핵화 협상 실무 담당자였던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이 최근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로 부임한 데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관심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럽 지역에서 북핵 문제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포석이란 해석도 내놨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최에게 유럽 자금 관리까지 맡긴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최강일 대사 임명에 대해 "오는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미·북 협상과 관련한 어떤 움직임도 없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과 협상이 재개될 경우 최강일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지만 그를 유럽으로 내보낸 것은 당장은 미·북 협상에 큰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북한 외무성 내 손꼽히는 '미국통'인 최강일을 오스트리아 대사로 발령한 것은 북한이 당분간 미국과 관여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다만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최가 앞으로 오스트리아 대사로 수행할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고도 했다. 오스트리아 빈은 북한과 미국이 비공식 회담을 하게 될 경우 좋은 장소라는 것이다.

다른 전문가들은 최강일이 부임한 오스트리아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데이빗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최강일의 오스트리아 대사 임명이 향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등 비핵화 협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고 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도 "오스트리아는 IAEA 본부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핵 문제에 정통한 최를 대사로 임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향후 있을 미·북 비핵화 협상에서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거나 외교적 해결이 지연될 경우 대북제재의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외교력을 발휘하는 한편 IAEA 내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치중할 것"이라고 했다.

고스 국장은 이와 함께 "오스트리아 주재 북한대사의 또다른 주요 임무는 김씨 일가의 유럽 내 자금을 관리하는 일"이라면서 김정은이 세대교체 일환으로 자신에게 충성하는 젊은 엘리트를 유럽 대사로 파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스트리아는 북한의 해외 자금을 관리하는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전임 오스트리아 대사는 김광섭으로 김정은의 고모부이다. 그는 27년간 오스트리아 대사를 지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7/20200317025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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