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북한의 결핵 환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북한의 공격적인 국경 봉쇄로 해외에서 치료제를 반입하기 어려워지면서 결핵과 다른 감염증 치료까지 막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1월 31일부터 중국을 오가는 열차와 항공편 운행을 중단했다. 사이언스지는 "북한 남포항으로 갈 예정이던 컨테이너들이 붉은 테이프를 칭칭 감은 채 중국 다롄에 발이 묶여 있다"며 "다롄에 있는 수백 개의 북한행 컨테이너에 결핵 치료제가 든 컨테이너 3개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사이언스는 익명을 요청한 미국의 구호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의 결핵 치료제 재고는 5~6월이면 동난다"며 "결핵 치료를 제때 하지 못하면 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더 독한 결핵균이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은 우한 코로나 확산이 멈추거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국경 봉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사이언스는 북한의 우한 코로나 감염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평안남·북도와 강원도에서 7000명 가까운 주민을 ‘의학적 감시 대상자’로 분류해 자가 격리했다고 밝혔지만 우한 코로나 확진자는 1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맨체스터대의 국제 보건 전문가인 차지호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북한에서 누군가 코로나 19와 연관된 호흡기 증세가 나타나면 정치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숨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역학조사가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구호단체들은 북한 공중보건 담당자들의 신상 변화도 우려하고 있다.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사이언스에 "북한의 보건 담당자들이 코로나 사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정치적 위기에 처하거나 코로나 감염증 환자를 접촉하면서 건강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나중에 북한에 갔을 때 우리가 무엇을 발견할지, 또 누구를 볼 수 없을지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0/20200310018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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