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직접 겨눈 방사포 완성단계
김정은 남매, 악담·친서 후 도발
대남 교란작전 펴며 美 시선끌기
 

북한이 9일 지난 2일에 이은 일주일 만의 도발에서 초대형 방사포 3연발 시험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여러 가지 단거리 방사포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 군사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남한을 직접 겨냥한 방사포 공격 체계를 사실상 완성 단계까지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은 또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와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비난 담화, 두 차례 무력 도발을 통해 냉·온탕 식 대남 메시지를 보냈다. 남한을 대상으론 '교란 작전'을 펴면서 미국에는 '시선 끌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초대형 방사포 3연발 시험 성공?

한·미 정보 당국은 이번 도발에 쓴 무기가 사실상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초대형 방사포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3연발 시험 성공 여부가 주목거리다. 북한은 이미 초대형 방사포의 연사 능력을 17분에서 20초로 줄인 상태였다. 다만 이번에는 종전 2발 연속 발사를 넘어 3발 이상 연사 능력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높다. 초대형 방사포는 발사관 4개로 구성되기 때문에 20초 간격으로 4발을 쏘면 한 이동식 발사대에서 1분 안에 탄도미사일 4발을 쏠 수 있다. 이러면 우리 군의 북한 선제공격 전략인 킬체인(Kill Chain)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시험 발사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사 간격이 20초였던 반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발사는 1분가량으로 편차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연발 시차가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종류의 무기로 도발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군 당국은 "3연발 성공 여부는 더 분석해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신형 무기와 기존 방사포 전력을 '섞어 쏘기'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과 기존 재래식 무기를 혼합해 공격할 경우 한·미 군 당국의 대응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은 현재 동시 다발 공격과 기습 타격이 가능한 신형 방사포를 개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여파로 한·미 연합 훈련이 중단된 만큼 도발의 정당성을 훈련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서 보내며 南 때리는 교란 작전

일단 이번 도발은 북이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신형 무기 체계 완성의 과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기 개발과 실전 배치 과정에서 필요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형 무기가 타격 거리상 대놓고 남한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은 계속 '자위적 차원의 통상 훈련'으로 치부하며 우리 정부에 수용하라고 강압한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일상화하면서 국제사회 제재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은 정상 간 친분을 다지는 친서를 보내며 군사 도발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대놓고 남한을 타깃으로 한 무기 개발로 '갑질'을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신형 무기와 별개로 작년 말부터 미국에 경고했던 '새로운 전략무기'를 상반기 중 꺼낼 가능성도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새로운 형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인공위성 발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초 2~3월쯤으로 예상됐으나 우한 코로나 사태로 시간이 늦춰졌다는 분석이 많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은 갈수록 수위를 높여갈 것이고 그 진폭도 커질 것으로 본다"며 "우한 코로나 전개 상황을 보면서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에 즈음해 더 강한 수준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우리 총선도 태양절과 같은 날이다.

다만 북한이 중국의 우한 코로나 상황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외교 일정 등을 감안해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미국 대선을 겨냥한 극적 효과를 노리고 하반기인 9~10월쯤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0/20200310002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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