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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은 때리고 김정은 손 내밀고… "한국이 만만하냐" "대화 제의한 것"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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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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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바보스럽다." (3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안타깝다."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 김정은 남매가 하루 간격으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난과 위로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난 3일 김여정이 담화를 통해 청와대를 맹비난했다. 그 하루만에 오빠인 김정은이 우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을 위로하는 친서를 보냈다. 김여정이 청와대를 향해 쏟아낸 막말성 비난은 정상 국가 관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하루만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위로 친서를 보낸 것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을 향해 북한 최고 지도부가 냉온탕을 오간 배경에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지난달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지난달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공동 방역 제안 민망했나?

김정은은 지난 4일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을 위로하고,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도 했다. 또 "김 위원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고 했다.

작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접어들면서 남북 관계의 문도 사실상 닫힌 상황이다. 이런 교착 국면을 돌파하겠다며 문재인 정부는 올해 들어 독자적인 남북 협력 추진 방침을 밝히며 남북 대화 복원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북한은 선전매체나 당국자 담화를 통해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며 남북 협력 제안에 호응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 사태를 위로하고 우의와 신뢰를 보낸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김정은이 친서를 보내기 전날, 김여정은 첫 실명 담화를 발표하며 청와대를 맹비난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문 대통령의 우한 코로나 공동 방역 제안을 곧바로 수용하기 민망해 김여정을 통해 대남 강경 메시지를 던진 뒤, 김정은이 친서를 통해 통크게 어색해진 양측 관계를 푸는 모양새를 취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북한도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제안한 공동 방역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었고 결국 한국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민망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과정을 거친 것 같다는 얘기다.

◇韓 정부 길들이기?

한편으로는 북한이 초강경 메시지와 유화 제스처를 오가는 냉온탕 전략으로 한국 정부 길들이기를 계속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작년 하노이 노딜 이후 한국 정부에 대해 냉랭한 입장을 취해왔다. 그런 와중에도 작년 6월엔 판문점 남·북·미 정상 만남에 응하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또 작년 10월에는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냈다. 강경 메시지를 내면서도 주기적으로 유화 메시지를 반복해 한국 정부의 기대감을 유지해온 셈이다.

실제 지난 3일 김여정은 담화에서 청와대를 비난하면서도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김여정의 대남 비방 담화 다음날 김정은이 위로 친서를 보내온 것은 그만큼 북한이 문 대통령을 쉽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 지도부가 군사 도발과 대남 비방을 해도 김정은의 친서 하나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보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지난해 말부터 남측을 향해 강경한 태도를 취해온 북한이 대남 유화 제스처를 취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김정은 친서에 담긴 미·북 비핵화 협상, 남북 관계 관련 메시지의 핵심 내용이 김여정의 전날 담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김정은 친서 내용을 설명하면서 "김 위원장은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고 했다. 김정은이 대북 제재에 대한 불만과 한미연합훈련과 스텔스 전투기 F-35 등 첨단 무기 도입에 대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역행하는 것이란 기존 입장을 토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친서 교환이 김여정 담화문에 나온 내용과 연관이 있나'라는 물음에 "그런 것까지 감안해 발표문안을 작성한 것"이라며 "발표문을 그대로 해석해달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3일 밤 김여정 담화문 발표 이후 사태가 심각하다고 본 한국 정부가 대북 라인을 통해 접촉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친서 수령 통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 방식에 대해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소통 채널을 통해 왔다"고 했다.

◇군사·경제 분리 대응?

김여정의 대남 비방 담화와 김정은의 친서를 꼭 모순이라고 볼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군사 훈련에 대해선 서로 날선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하지만, 교류·경제 협력에 있어선 아직 문을 닫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얼핏 보기에는 김여정의 대남 비난 담화와 김정은의 위로 친서 내용이 모순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김여정은 군사훈련에 대해 청와대가 '가타부타'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을 뿐이지, 남북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의 군사훈련에 대한 청와대의 반응에 대해선 김정은도 김여정과 같은 입장일 것"이라면서 "김정은은 그것과는 별개로 문 대통령에게 코로나 관련 위로 친서를 보냄으로써 남북 대화와 협력의 점진적 재개 의사를 내비친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작년 10월 16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왼쪽)·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말을 타고 있다./연합뉴스·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작년 10월 16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TV가 공개한 사진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김여정(왼쪽)·조용원(오른쪽) 노동당 제1부부장과 함께 말을 타고 있다./연합뉴스·조선중앙TV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5/202003050308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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