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흘만에 군사행보 나서…"사회주의 승리는 강력한 군사력이 담보"
이번에 발사한 방사포 남서쪽으로 방향 돌리면 평택까지 타격 가능해
 
북한 군 합동타격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내 감시소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군 합동타격훈련을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내 감시소에서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인민군 전선 장거리 포병구분대들의 화력 타격 훈련장을 찾아 훈련을 지도했다고 3일 북한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은 전날 발사한 발사체가 '방사탄'들이라며 4발 이상의 발사체 발사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방사탄은 유도 장치 없이 방사포로 쏘는 로켓탄을 말한다.

북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전선 장거리 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시었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3월 2일 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장을 찾으시고 훈련 혁명의 불길을 더 높이 지펴 올려 주셨다"고 했다. 이번 훈련이 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이 아닌 포병부대에서 이뤄졌음을 확인한 것이다.

신문은 "최고영도자 동지의 사격 개시 명령이 구분대들에 하달되자 전선 장거리포병들은 일제히 섬멸의 포문을 열었다"며 "하늘땅을 뒤흔드는 요란한 폭음 속에 섬멸의 방사탄들이 목표를 향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라고 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에는 최소 4발의 발사체가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동시에 발사되는 장면이 담겼다. TEL은 바닷가와 멀지 않은 산기슭에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 발사된 방사탄은 동해 바다에 떨어졌으며 돌섬으로 추정되는 목표에 맞아 폭파되는 사진도 공개됐다.

합참은 전날 "우리 군은 오늘 낮 12시37분쯤 원산 인근에서 동해 북동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체는 35㎞ 고도로 240㎞ 가량을 날아갔다. 북한이 이 발사체를 남서쪽으로 발사할 경우 주한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가 있는 평택까지 도달한다. 사거리를 30km 가량 더 늘리면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된 충북 청주 공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시된 발사 장면./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시된 발사 장면./조선중앙통신

이날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한은 전날 정기 훈련 차원의 방사포 발사 훈련과 지난해 새로 개발했다고 선전한 '초대형 방사포(신형 방사포)' 발사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새로 개발했다는 초대형 방사포는 사실상 미사일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이번 훈련에 대해 "군인들의 가장 열렬한 애국심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림 없이 훈련장에 뿌리는 땀방울에서 표현된다"며 "전군의 전체 장병들이 목숨보다 소중한 우리의 사회주의 조국을 금성철벽으로 보위해나갈 철석의 의지와 불타는 조국애를 간직하고 훈련 혁명의 불바람을 세차게 일으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는 강력한 군사력과 전쟁억제력에 의해 담보된다"며 "인민군대는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를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게 철저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자기의 전투력을 부단히 강화해나가며 우리 당의 혁명위업을 받들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나 남측을 향한 메시지는 없었다.

북한 매체가 김정은의 군사 현지 지도를 공개한 것은 지난달 29일(매체 보도 기준) 인민군 부대들의 합동타격훈련을 보도한 후 3일 만이다. 당시 훈련은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이 참가했으며 표적으로 삼은 섬을 폭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훈련에서 김정은이 별도의 대미·대남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부 결속 차원의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03/20200303004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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