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각) “알렉스 넬슨 웡 국무부 대북 특별부대표 겸 북한 담당 차관보를 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말 웡의 직속상관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국무부 부장관으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을 아시아 담당 국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지난달 말엔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도 유엔 다자간연대 특사로 보냈다. ‘비건팀’으로 불리는 미 대북 협상팀의 핵심 4인방 중 셋이 팀을 떠난 것이다. 유일하게 남은 비건 대표도 부장관직을 겸해 대북 정책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교가에선 “‘비건팀’으로 불리는 대북 협상팀이 사실상 와해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연말 북한이 한·일·중 순방에 나선 비건 대표의 회담 제의를 걷어찬 것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의지가 급속 위축된 게 사실”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CNN 방송은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11월 대선 전까진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미·북) 두 정상 간 또 다른 정상회담이 적절한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톱·다운 방식의 미·북 협상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연초부터 북한 개별 관광 추진 등 공격적 대북 사업을 통해 교착에 빠진 미·북 대화를 견인하려던 우리 정부는 이날 아무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북한 이슈가 후순위로 밀린 건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남북 관계 진전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외교가에선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직 외교부 관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충격적 실제 행동’ ‘새로운 전략무기’로 위협했는데도 미국에 무시당했기 때문에 충격 요법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3/20200213002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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