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명칭에 '중국 우한(武漢)'이라는 지명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사항을 강조하고 나섰다.

외교가에선 "우한 폐렴 유입을 우려해 북·중 국경을 폐쇄하는 등 중국과 인적·물적 교류를 끊어버린 북한이 중국의 심기를 살피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관련 기사에서 "세계보건기구가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에 오명을 붙이지 말 것을 요구했다"며 "(WHO가) 그 어떤 지역도 이 병명과 결부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이어 "질병에 개별적인 지명을 붙여 부르는 것은 불쾌하고 절대로 용납될 수 없으며 중지돼야 한다고 하면서 기구는 질병에 오명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모두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WHO는 우한에서 시작된 이 질병의 명칭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잠정 결정했다. WHO는 감염병 명칭에 특정 지역을 붙이는 것은 차별·혐오를 조장할 수 있어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여전히 뜻이 쉽게 통한다는 취지에서 '우한 바이러스'(wuhan virus), '우한 폐렴'(wuhan pneumonia)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중국을 감싸는 WHO의 태도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노골적 친중 행보와 무관치 않다"며 "스페인 독감,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되고 우한 폐렴은 안 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우리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WHO의 권고에 따라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 사용을 중단했는데, 일각에서는 "중국에 저자세를 보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북한이 뒤늦게 우한 폐렴 명칭 문제를 다룬 것은 중국과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1/202002110015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