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2일째 두문불출
거점호텔에 중국인들 격리
 

국경 봉쇄 등 초강경 조치에 나선 북한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특히 북한 지도층이 모여 사는 평양 중심부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북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대북 소식통은 이날 "중국에서 돌아온 북한 남성이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북한 지도부가 모여 사는 중구역 가까운 지역에서 확인됐고, 평양 전반으로 확산 조짐을 보여 북한 당국이 비상경계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은 사실상 봉쇄됐고 일반인들의 통행이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이 북한 지도부와 가까운 인사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이번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설 기념 공연 관람 이후 12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도 "중국 칭다오에서 귀국한 평양 거주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접촉자들은 모두 격리됐고 아직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평양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우한 폐렴이 북·중 접경 지역을 넘어 이미 전국에 번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함경북도 무산과 평안북도 신의주에서도 의심 환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전해져 미처 확인되지 않은 확진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북한 당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우한 폐렴 확진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보건성 송인범 국장이 관영 매체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이 북한에서 발병하지 않았다고 했고,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지난 6일 사설에서 북한에는 감염 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과거 메르스나 사스, 에볼라 유행 때도 발병 여부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우한 폐렴 차단을 위해 북·중 밀수까지 틀어막았다고 해도 워낙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탓에 구멍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중국과 교류하는 인력이 가장 많은 평양 지역에서 이미 확진자가 나왔다면 우한 폐렴이 이미 전국으로 번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08/202002080018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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