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에서 '2032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 및 개최 추진계획' 의결
WP "文대통령, 다른 세계 살아"

정부가 21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 유치·개최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협력 사업 독자 추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관련 사업 중 하나인 올림픽 공동 유치를 국무회의에서 공식 안건으로 의결한 것이다. 북한이 한국 정부의 남북 협력 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오히려 남북 협력 마이웨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올림픽 공동 유치 계획안은 지난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올림픽 공동 유치·개최를 위한 기본 방향과 계획을 확정하고 관련 조치를 조속히 시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림픽 공동 유치 계획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가 북한과 함께 올림픽 유치를 위해 공동으로 활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에서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는 남북이 한민족임을 세계에 과시하고 함께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드시 실현되도록 지속적인 스포츠 교류를 통해 힘을 모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기대나 정부의 추진계획 마련에도 남북, 미·북 관계는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림픽 공동 유치·개최는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김정은 양 정상이 합의한 사항이지만 북한은 현재 한국 정부가 거듭 피력한 남북 협력 구상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여자축구팀이 오는 2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에 불참하고, 작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남북전이 무관중·무중계로 치러지는 등 사실상 남북 간 스포츠 교류가 막혀있다.

미·북 비핵화 협상도 작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한발짝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외신은 전문가들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가능성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지는 18일(현지 시각)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에 대해 남북 관계, 북한 인권 문제, 외국 관광객·기자들의 안전 문제를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그림의 떡(pie in the sky)"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국의 필 로버트슨 부국장을 인용해 "대북 인식에서 문 대통령은 라라랜드 같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했다. 라라랜드는 '꿈의 나라'라는 뜻으로 문 대통령의 대북 구상이 비현실적이란 취지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1/20200121022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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