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北 개별관광 추진과 관련 가능성
통일부·방심위 서로 책임 떠넘겨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조선 관광'의 접속 첫 화면.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조선 관광'의 접속 첫 화면. /'조선 관광' 웹사이트 캡처

북한 당국의 관광 안내용 웹사이트인 '조선관광'이 국내에서 접속 가능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통상 북한 사이트는 국가보안법·정보통신법에 따라 '불법 사이트'로 분류돼 국내 접속이 차단된다. 정부가 최근 대북 개별 관광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관광'은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2017년 무렵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는 금강산·백두산 등 북한의 주요 관광지와 축제, 행사 등을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5개 언어로 소개하고 있다. 비자 신청 방법도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등 정치적 내용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사이트 상단 첫 항목 '불멸의 령도'에 들어가면 김정은을 '경애하는 최고 령도자'로 지칭하며 삼지연군·대성백화점 등 김정은이 그간 '현장 지도'한 곳을 자세히 소개해 놓았다. 관광지와 함께 김정은의 지도력을 해외에 선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불멸의 령도' 항목엔 김정은의 활동과 관련한 북한 조선중앙통신(KCNA) 기사가 포함돼 있다. 북한 체제 선전, 대남 비방 보도 등의 이유로 국내에서 접속이 차단된 중통의 보도물을 '조선관광'에서 아무 제한 없이 볼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이트가 개설된 뒤 국내 매체 등에 지속적으로 소개됐기 때문에 국정원·통일부 등 관계기관에서 이미 존재를 파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국내 접속이 차단되지 않은 채 일반에 공개돼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관리 사안이라 모르겠다"고 하고, 방심위는 "해당 사이트에 대한 신고조차 없었다"며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다. 전직 국정원 간부는 "'남북 협력'을 중시하는 현 정부의 기조에 맞춰 국정원·경찰청·방통위 등 관계 당국이 북한 사이트 단속과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조선관광' 같은 사이트가 방치되는 것"이라며 "유사한 일들이 계속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20/20200120001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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