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餓死) 추정 탈북 모자 사망과 북한 선원 강제북송에 반발해 릴레이 단식을 벌이던 탈북민이 천막 철거 과정에서 구청 공무원과 경찰 등을 다치게 한 혐의로 15일 경찰에 체포됐다. 전날에도 천막 설치를 저지하는 구청 공무원과 경찰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탈북민이 체포돼, 이틀새 2명의 탈북민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천막 철거를 막는 과정에서 김모(48)씨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독자 제공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천막 철거를 막는 과정에서 김모(48)씨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독자 제공

서울 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 탈북민 단체 등에 따르면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남과 북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국민 모임’(남북함께) 회원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 기존에 설치돼 있던 텐트에 추가로 천막을 설치하려고 했다. 종로구청은 도로법 74조에 근거해 행정대집행 예외 정비 대상으로 보고 천막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탈북민 김모(48)씨 등과 구청 공무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김씨가 전날에도 남북함께 회원들과 천막을 설치하려다가 저지되자 항의하면서 여경을 다치게 한 혐의가 있다며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김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15일 서울 종로구청 직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 탈북민 농성장에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독자 제공
15일 서울 종로구청 직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 탈북민 농성장에 설치한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 /독자 제공

종로경찰서는 전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또 다른 탈북민 이모(46)씨를 체포해 수사 중이다. 이씨는 지난 14일 오후 2시 30분쯤 종로구청 공무원들이 탈북민 농성장에 천막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을 막자, 바닥에 휘발유를 뿌리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 등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새 탈북민 2명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남북함께 측은 격앙된 분위기다.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했던 성현모 남북함께 대표는 "그저 굶었을 뿐인데, 핑계를 대고 잡아간다"며 "오히려 농성장을 지키던 우리가 다쳤다. 온몸에 멍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종로구청이 오는 16일까지 남아있는 텐트 농성장도 철거하라고 계고장을 보낸 상태에서 이들은 항의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성 대표는 "단식 농성을 못하게 하니 내일 아침엔 알몸시위라도 하겠다"고 했다.

남북함께 회원들은 통일부 산하 탈북민 지원기관 남북하나재단이 지난해 7월 관악구에서 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 한모(42)씨와 아들 김모(6)군의 장례를 치르기로 하자, 지난해 11월 25일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릴레이 단식에 나섰다. 경찰에 체포된 이씨와 김씨를 비롯해 총 5명이 이날까지 52일째 릴레이 단식 중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15/20200115027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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