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서 밝힌 남북협력사업 추진 구상에 제동거나
美 전문가들 "남북협력 영향 과대 평가…미·북 대화 촉진 어려워"
 
미 국무부 청사./AP·VOA
미 국무부 청사./AP·VOA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미 국무부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한·미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4일(현지시각) 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접경 지역 협력, 개별 관광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과 우리의 동맹인 한국은 북한과 관련된 노력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우리(한·미)는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을 위해 긴밀히 조율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들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선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 강화가 미·북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도 "문 대통령이 남북 협력의 영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엄 연구원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국이 북한과의 협력에서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미·북 대화를 촉진하는 효과는 없었다고 했다. 엄 연구원은 또 대북 제재 면제와 예외 조치가 남북 협력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반대 논리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접경 지역 협력'이나 '스포츠 교류'는 괜찮지만 '개성공단 재개'와 같이 북한에 현금이 유입되는 협력 사업은 미국이 반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연구소(IISS) 연구원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남북 협력과 미·북 대화는 별개라고 지적했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이어 남북 협력과 관련한 제재 완화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 진전이 있을 때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애틀란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문 대통령이 2017년 초부터 북한에 모든 종류의 협력을 제안했지만, 아무런 실질적 성과가 없었다"며 "북한은 이미 문 대통령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닝 연구원은 이어 북한의 최근 태도에 비춰볼 때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제안은 섣부르다고 꼬집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금강산 관광지구의 한국 시설들을 철거하고 북한 단독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문 대통령이 왜 북한에 간청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15/20200115025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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