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표적 동선 실시간 감시해 사살… 주한미군도 암살용 드론 보유
전문가 "김정은 느끼는 공포 클 것"
김정은 금수산태양궁 참배 사진… 北, 이례적으로 이번엔 공개 안해
◇美, 北 보란 듯 '참수 작전' 단행
군 안팎에선 미국이 무인 공격기(드론) MQ-9 리퍼(Reaper)를 이용해 '임기(臨機) 표적(Target Of Opportunity)' 방식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것이 김정은의 잠행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임기 표적이란 사전에 위치를 정해놓은 공격이 아닌, 표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다 시점을 노려 공격하는 방식을 뜻한다. 솔레이마니를 추적하다 기회가 오자 '핀셋 제거'한 것이다. 비밀 정보원과 통신 감청, 첩보 위성 등 각종 정찰 정보는 미국 본토에 있는 지상 드론작전통제부에 전달되는데, 이는 이번 작전을 미 본토에서 수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북한이 경기를 일으키는 참수 작전의 전형적 사례다.
현재 주한 미군이 운용 중인 무인 공격기 '그레이 이글(MQ-1C)'도 MQ-9 리퍼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그레이 이글은 통상적으로 정찰을 맡는데 얼마든지 공격도 가능하다"고 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김정은의 동선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김정은이 느끼는 공포감은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당분간 김정은이 외부 활동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아버지 김정일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2001년)·이라크(2003년) 공격 당시 1~2개월간 공개 활동을 중단했다.
◇美 "北 도발 시 추가 제재, 훈련 재개"
북한은 5일 현재까지 이번 참수 작전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선전 매체 '메아리'는 이날 "세계 군사 전문가들이 앞으로 중동 지역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강자 앞에선 비굴해지고 약자 앞에서는 포악해지는 것이 제국주의자들 행태"라며 우회적으로 대미 비판을 이어갔다.
일각에선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 쏠린 틈을 타 북한이 무력시위를 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아마 미국이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적대 정책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유리한 기회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미 베라 미 하원 외교위 아시아태평양비확산 소위원장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한다면 미국은 추가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전면 재개도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국책 연구 기관 관계자는 "솔레이마니 제거는 미국의 참수 작전 능력을 적성국에 과시한 것이라 북한이 군사적 조치를 실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핵실험 재개 움직임을 시사하는 정도의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6/202001060018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