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사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5일 미군이 이란군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해 사살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 도발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KBS 1TV '일요진단-기로에 선 한반도'에 출연, "미국이 김정은을 솔레이마니처럼 공격할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미국 입장에서는) 솔레이마니처럼 하겠다는 메시지는 아니고, 이렇게 위협적으로 나갈 때 군사적 도발을 하지말라는, 미사일 같은 것을 쏘지 말라는 얘기를 돌려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최고지도자인 1호(김정은)의 동선, 움직이는 방향이라든지 행선지 같은 것을 원래도 잘 안 밝히고 사후에 공개했지만 (솔레이마니 제거를 보면서) 더 조심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새해 북한의 향후 대미(對美)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은 미국의 대선 결과를 보고 대처할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말을 안해서 그렇지 실질적으로 (미 대선이 있는)연말까지 (협상) 시한을 또 새로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 신경을 쓰다 보면 북한 문제에 시간을 낼 틈이 안 날 것"이라며 "북·미관계 교착이 오래갈 것 같다"고 했다. 올 연말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확정돼야 미·북 비핵화 협상이 다시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 부의장은 이어 "북한도 (미 대통령) 선거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움직일 수 있다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은 (2018년)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서 북·미 관계를 풀어나가려고 할 것이고 정권이 바뀌면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고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의 도발 방식에 대해선 "(미사일을) 직접 쏘면 위험하니까 직접 쏘지는 않고 기술개발을 자꾸 보도하고, 그 다음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양산되고 있다는 식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려고 하는 것을 한 1년 동안은 하지 않겠냐"고 했다.

이와 관련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와 군사적 대응이라는 두가지 카드를 북한과 이란의 사례로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을 통해선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고, 북한을 통해선 대화로 문제로 풀어가려는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5/20200105005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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