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도발 총책이 탄 차량을 바그다드 공항서 표적 공습
이란 "가혹한 보복하겠다" 긴급 성명… 국제유가 급등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군부 최고 실세로 대미 도발을 이끌어온 가셈 솔레이마니(62·사진) 쿠드스군(Quds·이란혁명수비대의 정예군) 사령관이 3일 새벽(현지 시각)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대선이 있는 새해 벽두부터 핵 개발과 미군 기지 공격 등으로 레드라인(red line·금지선)을 넘으려는 이란을 군사행동으로 응징한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 "가혹한 보복"을 예고, 양측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군의 공격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미국 시각으로 2일 오전 북한에 대해 "필요하다면 오늘 밤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지 반나절 만에 이뤄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일 새벽 수송기 편으로 시리아에서 출발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 내린 솔레이마니는 차량을 타고 공항 내 도로를 이동하던 도중 미군의 드론 공습을 받고 사망했다. 그가 바그다드에 간 것은 이란을 추종하는 이슬람 시아파 벨트의 주요한 축인 이라크에서 최근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일자 이라크 내정에 개입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공개 비난과 군사 협박을 불사해온 인물이다. 미국의 이번 작전은 최근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의 미군 시설에 대한 포격과 시아파 시위대의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 공격 배후에서 이란이 움직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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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참하게 녹아내린 차량 -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내 도로에서 3일(현지 시각)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이 타고 있던 차량이 미군의 드론 폭격에 파괴됐다. 중동 각국의 대미 도발에 개입해 온 이란 군부의 최고 실세 솔레이마니는 이날 공습으로 함께 탄 일행 7명과 함께 즉사했다. 이 사진은 폭격 직후 이라크군에서 배포한 것이다. /AFP 연합뉴스

미군은 드론 공습과 함께 지상에서 로켓포 공격까지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손에 착용돼 있던 반지로 신원이 확인됐다. 이날 공습으로 솔레이마니와 함께 이라크의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를 이끄는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 등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작전 직후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고 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솔레이마니가 순교했다"고 했다.

공습으로 국제 유가는 치솟았다. 이날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4.4% 오른 배럴당 69.16달러에,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4.3% 오른 63.85달러에 거래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4/20200104001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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