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새해 초부터 북한과 이란 문제의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대이란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P는 이날 '트럼프가 북한에 설탕을, 이란에는 식초를 줬지만, 효과는 없어 보인다(Trump gave North Korea sugar and Iran vinegar. Neither looks to be working)’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북한에 대해 각각 강경, 유화 정책이라는 상반된 전략을 펼쳤지만 어느 쪽도 먹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있다. /미 국무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있다. /미 국무부

북미간 긴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시간 1일 오전 "새로운 전략무기"를 언급하며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재개를 시사하면서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시위대의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습격 사태로 미·이란 갈등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두 나라에 대해 엄청나게 상반된 접근법을 취해왔다고 전했다. 대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해묵은 난제인 핵 합의 도출을 목적으로 북한 독재자 김정은에게 구애하기 위해 '설탕과 향신료'를 사용하려고 한 반면 이란에 대해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한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는 등 옥죄기를 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상반된 접근법 사이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은 정작 두 가지 방식 모두 트럼프 외교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포'나 '존경'을 이들 나라에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대북 전략에 있어서는 '화염과 분노'로 대변되는 초기 전략에서 벗어나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전에는 핵 프로그램을 보다 조용히 진행했지만 이제는 보다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다. WP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에서의 전례 없는 사진 촬영 등과 같은 상징적인 양보를 했음에도 북한이 핵 관련 시도를 줄이기 위해 한 일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이란 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한 제재로 이란에 겁을 줌으로써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이란내 반미 구호를 사라지게 했다고 자랑했지만, 이란의 계속된 도발과 이번 대사관 습격 사건을 통해 미국의 오랜 '핵 골칫거리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접근법이 그의 엄포와 달리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전날 '트럼프는 이란을 고립시키고 북한을 매료시키겠다고 장담했다. 그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실패를 비판한 바 있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CFR) 회장은 NYT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해서는 외교적 접근을 너무 소홀히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외교적 수단에 너무 많이 의존했다"고 분석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3/20200103006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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