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툠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교수
"北, 미국 흔들기 위한 남은 방법은 핵 확산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간 긴장관계가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압박할 방법으로 미국의 적국에 핵무기를 확산하는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아르툠 루킨(Artyom Lukin) 러시아 극동연방대 국제관계학 부교수는 1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전력무기’, ‘충격적 실제행동’ 등의 발언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 재개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아르툠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교수 트위터 캡처
아르툠 루킨 러시아 극동연방대 교수 트위터 캡처

이어 그는 "미국을 진정 흔들기 위해 북한에게 남은 오직 한 가지는 핵확산"이라고 주장했다. 이전에도 다수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했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그는 "똑같은 방법으로 다른 결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루킨 부교수는 특히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간단한 팩트"라며 "미국은 북한이 합리적인(자살 행위는 안 할) 국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재현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다소 더 난처한 상황이다. 루킨 부교수는 "미국과 달리 북한은 서둘러야 한다"며 "제재가 북한의 경제를 쇠약하게 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시점에 북한은 '쉽게 저지할 수 없는, 미국에 적대적인 이들에 대한 핵무기 확산'이라는 마지막 트럼프 카드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란 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루킨 부교수는 "북한과 달리 이들은 미국을 상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중동에 있는 미군 기지가 북한이 만든 핵장착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받는 시나리오를 상상해 보라"고 했다. 이 경우 북한은 자신들이 처한 경제 제재를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 북한의 돈줄을 움켜쥔다면 적국에 핵무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울 수도 있다는 것.

북한 입장에선 실제 미국의 적성국들을 상대로 핵·미사일을 의도적으로 확산하거나 적어도 확산시키겠다는 위협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는 게 루킨 부교수의 시각이다. 루킨 부교수는 "아직 이런 시점에 도달한 건 아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은 이미 자신이 아버지보다 더 도박꾼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2/20200102018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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