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변하지 않으면…" 김정은의 신년 협박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 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실험·발사 유예) 파기 카드를 던졌다. 작년 '하노이 노딜' 이후 김정은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이 지나자마자 1년 전부터 미국에 경고해온 '새로운 길'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1일 북한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까지 나흘간 이어진 노동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세상은 멀지 않아 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전략무기'란 다탄두를 장착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문제 삼은 건 한·미 연합훈련, 한국의 미국산 무기 도입, 미국의 대북 제재였다. 자신들은 '선제적 중대조치'(모라토리엄)를 취했는데 미국은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켜주는 (상)대방도 없는 공약에 우리가 더이상 일방적으로 매여 있을 근거가 없어졌다"고 했다.

모라토리엄 파기를 위협했지만 담판의 가능성은 열어 뒀다. "조선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이란 단서를 달았다. 김정은이 신년사를 거르고 이를 전원회의 '보고'로 대체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본인 육성(肉聲)으로 미국을 때리는 데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정은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문제는 김정은의 요구를 미국이 받아주기 어렵단 것이다. 김정은은 대폭 축소된 연합훈련에도 발끈했다. 완전 중단하란 것이다. 이것이 북이 원하는 '근본적 해결책'이다. 북이 도발을 택하면 한반도 안보 시계는 2017년의 '화염과 분노' 시절로 되돌아갈 전망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2/20200102001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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