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통해 리일환·리병철·김덕훈을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으로, 왼쪽부터 리일환, 리병철, 김덕훈./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통해 리일환·리병철·김덕훈을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사진은 중앙통신 홈페이지에 게재된 것으로, 왼쪽부터 리일환, 리병철, 김덕훈./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나흘동안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대대적인 당 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12.28∼31)에서 둘째 의정(의제)으로 '조직 문제'를 다뤘다며 인사 내용을 전했다. 다만 승진·전보 인사는 소개됐지만 해임 인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보도에 따르면 △정치국 위원에 리일환, 리병철, 김덕훈 △정치국 후보위원에 김정관, 박정천, 김형준, 허철만, 리호림, 김일철 △당 부위원장에 리일환, 김형준, 리병철, 김덕훈 △당 부장에 리일환, 김형준, 최휘, 리병철, 김덕훈, 최부일, 허철만, 리호림, 한광상, 오일정 △당 제1부부장에 김동일, 리영길, 김여정, 김영식이 새로 임명됐다.
 
 
노동당 내 부장은 15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0명이 이번에 교체된 것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리병철, 리일환, 김형준의 승진을 눈여겨 보고 있다. 리병철은 노동당 제1부부장에서 일약 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했다. 정치국 후보위원이던 그는 정치국 위원 자리에도 올랐다. 그는 김정은 집권 이후 핵·미사일 등 무기 개발을 지휘한 인물이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집중해온 신형 전술 무기 개발에 대한 영전 인사로 풀이된다.

리일환은 당 근로단체 부장을 맡아오다 이번에 노동당 부위원장으로 승진했다. 당 부장도 겸임했다는 점에서 근로단체가 아닌 다른 업무를 맡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부터 러시아 대사로 활동한 김형준이 당 부위원장 겸 당 부장에 임명된 것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 대사 이전 외무성 부상(우리의 차관)으로 있었던 그가 당 부위원장이자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됐다는 점에서 리수용의 후임으로 노동당 국제담당 업무를 전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현재 제1부부장임에도 제1부부장에 임명됐다고 소개했다. 이로 미뤄볼 때 김여정이 부서를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노이 회담 이후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한 점으로 미뤄 당내 부서 서열 1위인 조직지도부로 이동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전선동부 부부장 리영식이 제1부부장이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김여정의 자리를 메운 것으로 보인다.

북한 치안의 축인 최부일 인민보안상은 노동당 부장으로 이동했다. 최는 김정은의 유년시절 농구를 함께 한 최측근으로 꼽힌다.

김덕훈 내각 부총리는 노동당 부위원장과 부장에 임명됐다. 북한의 경제사령부 격인 내각에서 경제 전반을 이끌었던 김덕훈은 당 정치국 위원에도 올랐다. 오수용 경제담당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일철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조중통은 김일철에 대해선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전임 로두철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군부 인사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김정관 인민무력성 부상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다는 점에서 노광철 인민무력상 후임으로 승진했을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김정관이 군 서열상 자기보다 앞선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보다 먼저 호명됐다는 점에서 김정관의 자리 이동과 관련해서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관은 원산갈마 및 양덕 온천관광지 건설을 지휘하는 등 김정은 집권 이후 군의 주요 시설물 건설을 이끌어왔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주석단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붉은 원)이 김정은이 주재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4일 차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조선중앙통신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주석단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붉은 원)이 김정은이 주재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4일 차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조선중앙통신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아 실각 가능성이 거론됐던 박봉주 당 부위원장은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박봉주가 서면토론에 참여했다면서 김재룡 총리보다 먼저 호명했다. 이날 통신 보도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추가 선출 인사 보도가 없었던 점으로 미뤄 박봉주가 여전히 권력 서열 3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전원회의에서 박봉주가 주석단에 앉은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전원회의를 마치고 촬영한 단체사진에선 휠체어를 탄 채 김정은의 왼쪽에 앉아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건강 문제로 주석단에 앉지 못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당 부장으로 새로 등장한 허철만은 최근 삼지연읍 내각 성·중앙기관여단 지휘관으로 호명됐던 인물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삼지연 지역 재개발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은 인사로 추정된다.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당 부장에 새로 임명된 리호림은 조선적십자회 서기장과 동일인일 가능성이 추정된다. 대남 활동 경력이 긴 인물이라는 점에서 어떤 직위에 올랐는지 당국은 추가 확인을 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1/20200101007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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