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가까이 참석 이례적

김정은, 과거 핵도발때처럼 자주권·안전보장 언급하며 "적극적·공세적 조치 취할 것"
美 "北비핵화에 환상 없다"
 

북한은 29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자주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논의했다고 북 관영 매체들이 30일 보도했다. 지난 28일 시작된 이번 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30일까지 사흘 동안 이어졌다. 이는 김일성 시절 이후 29년 만의 일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서 '핵무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노선'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연말 대신 내년 초에 미국을 겨냥한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미 백악관은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 강국이고 막대한 경제력을 갖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제7가 제5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제7가 제5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번 당 전원회의는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김일성 집권기인 1990년 이후 29년 만이다. 김정은이 내년 신년사에서 '핵 무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새로운 노선'을 밝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자주권 지키는 공세적 조치 취할 것"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선 31일까지 회의가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김정은과 북한의 고민이 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북한은 과거 위기 국면 때 3일 이상 전원회의를 연 전례가 있다. 6·25전쟁을 앞둔 1949년 12월에 4일, 전쟁 기간인 1950년 12월엔 3일, 김정일의 후계자 추대를 확정한 1974년 2월에 3일,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권이 붕괴된 1990년 1월에 5일간 전원회의를 열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그만큼 현재 대내외적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 때 北 매체에 등장한 '자주권' '안전' 표현

김정은은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강조했다. 또 "대외사업 부문과 군수공업 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를 주문했다. 김정은이 언급한 '자주권과 안전 보장'은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초강경 도발 때마다 사용했다.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2013년 2월 3차 핵실험, 2016년 1월 4차 핵실험, 9월 5차 핵실험 등을 강행할 때 '자주권과 안전'을 내세우며 도발을 정당화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핵무력 강화를 통한 힘에 의한 평화를 우선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전원회의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미국에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도발)'은 일단 이번 연말까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미사일 도발을 예고하는 '말폭탄'을 쏟아내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두 차례의 중대 시험'과 영변 등에서 도발 움직임을 보여왔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의 움직임을 지켜보겠지만, 미국이 북한 뜻대로 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내년 초 신년사 직후 단계별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美 "북 비핵화에 환상 없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만약 김정은이 그런 (도발적) 접근법을 취한다면 우리는 매우 실망할 것이고 그 실망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행동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며 "미국은 그런 (미사일·핵) 시험에 대응할 수 있는 많은 도구를 갖고 있고, 북한 사람들에게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곳(북한)의 상황에 대해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미 공군은 30일에도 공군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와 E-8C(조인트스타스)를 띄워 북한 움직임을 밀착 감시했다. 리벳 조인트는 미사일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31/20191231003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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