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로운 길' 결정 전원회의, 올해만 2차례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이 28일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주요 노선과 정책 방향을 채택하는 최상위급 의사결정기구다. 당 정치국 회의가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수십명의 소수 정예멤버 회의라면, 당 전원회의는 200여명에 달하는 당중앙위원회 위원 및 후보위원과 당 중앙검사위원들까지 모두 참석하는 큰 규모의 회의다.

이번 제7기 5차 전원회의는 노동당과 내각 성 및 중앙기관 간부들, 각 도 인민위원장과 농촌경리위원장, 심지어 각 시·군당 위원장, 중요부문과 단위, 무력기관 간부 등 북한 체제 핵심들이 방청으로 참가하며 대규모로 진행됐다.

'노동당 영도체제' 하의 북한에서는 당 대회나 당 대표자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전원회의를 통해 사실상 주요 노선과 정책을 결정해 대내외에 공표한다. 정치적 비중과 규모가 큰 회의여서 정치국 회의와 달리 자주 열리지 않고,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시점에서 소집되곤 했다.

김일성 주석이 생존했던 1993년 제6기 21차 회의를 끝으로 17년간 한 번도 공개적으로 열린 적이 없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공식 모습을 드러낸 2010년 9월 28일 '9월전원회의'가 열렸다.

노동당 통치 시스템이 강화된 김정은 체제 들어서는 2013년 '3월전원회의' 이후 한동안 열리지 않다가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제7기 1차 전원회의를 연 후 매년 한 번씩 개최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10월 열린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경제·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천명하면서 "국가 핵무력 건설의 역사적 대업 완수"를 언급하고 자력갱생을 통한 제재의 극복을 앞세웠다.

지난해 4월 한반도의 정세변화 속에서 열린 3차 전원회의는 앞서 2차 전원회의 결정을 사실상 뒤엎는 파격적 노선을 결정했다.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이 회의에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 제목의 결정서를 통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와 6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던 "북부(풍계리) 핵시험장 폐기"를 선언하고 '경제건설 총력집중'의 새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

특히 올해 전원회의는 유례없이 한 해에 두 번 소집됐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상황에서 열린 지난 4월 4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건설' 노선을 제시하며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이전 강경노선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적대세력 등을 언급하며 중간 지점을 택한 셈이다.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대결 수위를 높여가는 도중에 열린 이번 5차 전원회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전날 열린 전원회의에서 "현 정세 하에서 우리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상정됐다고만 보도했다.

아울러 노동당 전원회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인사다.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당 검열위원회를 선출하며 당 부위원장 및 부장 등 당내 주요 인사를 임명하는 자리다.

이번 5차 전원회의에서 인사는 둘째날 회의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4월 4차 전원회의에서는 박봉주 내각 총리가 당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대미 외교 핵심인사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김 위원장의 의전비서 격인 현송월 당 부부장이 당 중앙위원에 진입했다.

앞서 '제7기'로 처음 열린 1차 전원회의는 의제 자체가 당 중앙위 조직개편과 인사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엘리트 진용을 꾸리며 과도기 성격의 6기와 구별됐다.

당 중앙위에 정무국을 신설하고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중앙군사위원회를 새로 구성했으며, 정치국 위원이었던 최룡해와 박봉주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했다.

2차 전원회의에서도 당중앙위와 중앙군사위원회 일부 인사가 있었는데, 최룡해 당 부위원장은 중앙군사위원과 당 부장직을 새로 맡았고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9/2019122900189.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