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올해 인민군 창건 70주년(4.25)을 맞아 '선군(先軍)정치' 강화에 초점을 맞춰 각종 행사를 진행했다.

북한은 선군정치에 대해 '인민군대를 혁명의 기둥, 핵심부대로 내세우고 혁명군대를 강화하는 것을 통하여 혁명과 건설 전반을 밀고 나가는 정치방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5일 진행된 열병식에 이전과는 달리 정규군 대신 노농적위대가 참가한 것도 북한사회 내부에 수직적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군의 기풍을 불어넣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시키고 주민들의 긴장감을 고취, 체제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청년조직에서 '청년전위호' 포 20문을, 소년단에서 '소년호' 자동차 100대를 각각 기증하고 군에 대한 원호사업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번 열병식에 2000년 10월 노동당 창건 55주년 행사 이후 공식행사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김영주ㆍ박성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명예부위원장이 참석한 것은 이들이 '혁명 1세대'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정통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북한 당.정.군 간부들이 24일 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 등을 찾아 참배한 것도 항일투쟁에서 이어지는 북한군의 '혁명전통'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다 김 위원장의 군에 대한 영향력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행사를 통해 '북한군=김정일의 군대'라는 등식을 더욱 확고히 하는데도 주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군 창건 70주년을 맞아 발표한 사설에서 '우리 인민군대를 영원히 김정일 동지의 군대로 강화, 발전시켜야 한다'며 '군 장병들은 최고사령관의 복을 누리는 긍지를 간직하고 장군님의 존함을 영원한 승리의 기치로 빛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22일 노동신문과 당 이론잡지 근로자 공동논설을 통해 ' 정치와 군사는 사회주의 위업 수행의 두 개의 기본 기둥이고 정치는 곧 힘이며 그 힘은 곧 군사력'이라면서 군사력 강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당초 70주년이라는 측면에서 군사퍼레이드를 비롯한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행사 규모나 내용 면에서 그다지 눈에 띄는 특징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김 위원장의 60회 생일(2.16),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90회 생일(4.15) 등의 행사가 이어지면서 이미 굵직한 행사들이 진행된 상황일 뿐만 아니라 오는 29일부터 두 달간 펼쳐질 `아리랑'공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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