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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김정은의 크리스마스 선물 이후 우린 어떻게 대응할 건가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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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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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미국과 협상 잠정 중단과 핵무력 강화 회귀 선포일 것
美, 싱가포르 합의 무효 카드 때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어떻게 하나
 

태영호 前 북한 외교관
태영호 前 북한 외교관

모레면 크리스마스이다. 예년과 달리 이번 크리스마스는 북한이 미국을 향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엄포를 놓은지라 긴장감 속에서 보낼 것이 예상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을 향해 기독교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1년 중 가장 신성한 휴일이며 이날만은 모두 평화롭기를 바란다면서 '이런 감성에 동의'해 줄 것을 부탁했다. 전직 북한 외교관인 필자는 미국이 북한에 이렇게 감성적으로 호소하는 것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의 '긴장 완화 역할'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와 상반되게 미국 합참의장은 "북한의 그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에도 다 준비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기독교를 말살하고 크리스마스를 쇠는 것 자체가 불법인 북한이 기독교 국가인 미국을 위해 '좋은 선물'을 선택할 리는 만무하다. 그러니 북한이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인공위성 중 어느 한 가지는 발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스위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크리스마스를 체험한 김정은이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물리적인 행동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화염과 분노'로 떠밀지는 않을 것 같다. 먼저 레토릭(수사)으로 미국을 압박하면서 다시 한 번 간을 보고 그다음 물리적인 행동으로 정세를 서서히 긴장시켜 갈 것이다.

지난 21일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소집하고 군 간부들과 자위적 국방력 강화 문제를 먼저 결정하였다고 한다. 김정은은 필경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당 전원회의를 소집하고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결정을 당의 정책으로 공식화하는 방법으로 2018년 4월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바 있는 핵과 ICBM 실험 중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결정을 '취소'하고 전략적 핵무력 강화로 '회귀'하는 결정을 선포할 것이다. 결국 북한이 말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미국과의 협상 잠정 중단, 핵무력 강화로의 회귀 선포일 것이다.

 
 

김정은이 핵무력 강화 회귀를 선포하는 경우 미국도 싱가포르 합의를 날려보낼 것이라는 레토릭으로 맞대응할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1994년 제네바 핵합의를 어기고 비밀리에 우라늄을 농축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주동적으로 제네바 핵합의를 깨버린 전례를 가지고 있다. 김정은이 미국의 싱가포르 합의 무효 경고도 무시하고 물리적인 도발로 나오는 경우 미국은 유엔을 중심으로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며 미 군부는 군사행동을 비롯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할 것이다. 벌써부터 '코피 작전' 등 2017년에 검토했던 많은 군사 작전안이 다시 테이블 위로 올라가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미국의 향후 대응을 사전에 알리자는 데 목적이 있어 보인다.

미국의 향후 대응은 윤곽이 보이는데 한국의 대응은 행방을 가늠할 수 없다. 가깝게는 싱가포르 합의가 무효화되는 경우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체결한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누구도 모른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나온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이 북한의 핵계획 포기를 전제로 했음에도 북한의 핵무기 완성 후에도 살아 있었으며 지난해에는 남과 북이 공동으로 기념행사까지 열었다. 김정은이 2019년 한 해 동안 신형 단거리 '4종 세트 무기'를 실험하고 군사연습 금지 구역에서 직접 포사격을 지시하거나 금강산으로부터 남측 시설 철거를 요구해도 우리 정부는 선의와 평화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김정은이 핵과 ICBM 실험으로 되돌아간다면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에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이다. 미국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무효화하고 우리는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공동선언을 그대로 살려 두면 한·미 사이에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자랄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대응이 향후 김정은이 살아 있을 수십 년 동안의 남북 관계의 행방을 좌우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북 정책은 보수는 강경을, 진보는 온건 평화로 일관되어 있어 수가 너무 뻔히 읽혔다. 이제는 진보 정권에도 '강온 전략, 계산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그래야 김정은이 현실을 바로 파악하고 한반도 정세를 군사적 충돌과 같은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는 비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을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2/20191222015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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