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대내외 형편 분석·통보"…軍 인사 및 조직개편도 단행
곧 열릴 노동당 전원회의 앞서 對美 군사적 압박 조치 논의한 듯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고 국방력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2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열고 국방력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2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북한 중앙조선통신이 22일 밝혔다. 북한이 이달 들어 미국을 향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예고하며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모종의 군사적 조치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23~24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이 자위적 국방력 강화 조치를 논의했다고 공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 중앙군사위는 당 대회와 당 대회 사이에 군사 분야 모든 사업을 지도하는 기관으로 기본적인 군사 정책이나 전략 수립을 담당한다.

조선중앙통신은이날 보도를 통해 "김정은 동지께서 확대회의를 지도하시었다"며 "국가 방위사업 전반에서 결정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과 자위적 국방력을 계속 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이 "조성된 복잡한 대내외 형편에 대하여 분석 통보하셨다"면서 "정세 변화 흐름과 우리 혁명 발전의 관건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인민군대를 비롯한 나라의 전반적 무장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조직정치적 대책들과 군사적 대책들을 토의·결정하며 조직문제를 취급할 것이라고 하셨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당의 군사 전략적 기도에 맞게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하거나 확대 개편하는 문제, 일부 부대들을 소속 변경시키는 문제와 부대 배치를 변경시키는 중요한 군사적 문제와 대책들이 토의 결정되었다"고 했다. 군 조직 개편도 대폭 이뤄졌다는 뜻이다.

다만 통신은 김정은이 주재한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논의된 '자위적 국방력' 강화 방안과 군부대 조직 개편 등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 시한을 '연말'로 제시한 이후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내놓으라며 군사적 도발 위협을 고조시켜왔다. 특히 지난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담화를 통해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이번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는 미국을 향한 군사적 압박 조치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한 김정은./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3차 확대회의를 주재한 김정은./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지난 7일과 13일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결정이 이뤄졌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북한이 올해 초대형 방사포 등 새로 개발해 시험발사한 상용무기들이 적지 않은 만큼 이를 실전 배치하는 것과 관련한 군 조직 개편이 있었을 수 있다.

북한은 금명간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지난 2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8일 군(軍) 관련 전원회의 참가자들에 ‘평양 인민무력성 장령 귀빈초대소로 20일 오전까지 도착’ 지시가 하달됐다"고 보도했다. 인민무력성 장령 귀빈초대소는 평양시 서성구역 장산동에 있다. 예전에도 군 관련 전원회의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숙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같은 연말 일정에 비춰볼 때 이번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논의 내용을 당 전원회의에서 검토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9월 중앙군사위 비상확대회의에서 박정천을 인민군 총참모장으로 임명했다.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는 군 조직·인사 문제도 다루는 만큼 박정천이 군사위원에 임명되는 등 일부 군사위원들의 교체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초대형 방사포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ICBM 관련 군수공업 핵심 인사들도 군사위원에 새로 선임될 수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는 2013년, 2014년, 2015년(8월 20일·8월 28일), 2018년(5월 17일), 2019년(9월 6일) 등 열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2/20191222002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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