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대변인, 조선중앙통신과 문답서 美국무부 차관보 北인권 발언 비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1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거수를 하고 있다./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1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거수를 하고 있다./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이 21일 미국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 "조·미(북·미)관계가 최대로 예민한 국면으로 치닫는 때에 악담질을 한 것은 붙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로버트 데스트로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가 미국이 북한의 인권 문제에 언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이같이 비난했다.

데스트로 차관보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과 관련해 "북한 내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 같은 인권 유린 국가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관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북 외무성 대변인은 "유엔총회에서 반공화국 인권결의를 강압 채택시킨 것도 모자라 미국이 직접 나서서 인권문제를 가지고 우리를 걸고 들었다"며 "가뜩이나 긴장한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격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제도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의 발로이며 우리 국가에 대한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미국이 인권 문제를 걸고 들면서 우리 제도를 어찌해보려 든다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스트로 차관보를 향해선 "쥐새끼가 짹짹거린다고 고양이가 물러서는 법은 없다"며 "입부리를 바로 놀려야 한다"고 했다.

이번 대변인 발언은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고 나온 북측의 첫 반응이다. 다만 미국을 직접 겨냥하기보다는 데스트로 차관보의 발언에 초점을 맞추고 발언 수위도 나름 조절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 당국자의 공식 담화가 아닌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 형식을 취한 것도 눈에 띤다. 북한은 지난달 유엔총회 제3위원회가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을 때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강하게 반발했었다.

북 외무성 대변인의 이번 입장 표명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동북아 순방을 계기로 제안한 회동에 불응한 가운데 나온 첫 메시지이다. 북한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거론하며 미국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르면 이날이나 22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1/20191221006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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