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 '데드라인' 없다"... 北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쫓기지 않겠다는 뜻 밝혀
"北, 조만간 고강도 도발할 가능성 높다는 점 잘 알고 있어⋯그럴 필요 없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6일 "우리는 여기(서울)에 있고 당신(북한)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면서 북한에 회동을 공식 제안했다. 판문점에서 비핵화 실무 협상을 갖자는 뜻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후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 일을 할 때이고 일을 마무리짓자"면서 이같이 말했다.

17일까지 한국에 머물 것으로 알려진 비건 대표가 북한에 실무 접촉을 갖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미국은 비건 대표가 방한에 맞춰 북한에 물밑접촉을 통해 판문점 회동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답하지 않자, 이날 회견을 통해 공개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비건 대표 제안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에 대해선 "완전히 명확하게 하고자 한다"면서 "미국은 데드라인(시한)이 없으며,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약속한 사항을 실천하기 위한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제시한 협상 시한에 쫓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비건 대표는 또 "우리에게는 미·북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이뤄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고 이야기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만간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행동은 한반도 평화를 지속하는 데 아주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을 만나서도 이런 입장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착은 중요하고 민감한 이슈"라며 "한·미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비건 대표는 미국의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 것을 강조했다"며 "외교와 대화로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는) 중국,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도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6/20191216014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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