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발사체 이동 집중 감시
北, ICBM으로 전용할 수 있는 위성 발사체 쏠 가능성 커 "성공땐 대형 탄두 탑재 능력"
정경두, 뒤늦게 "北 시험 유감"
 

북한이 지난 7일 평북 동창리 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실시한 직후부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우주 발사체(장거리 로켓) 발사 준비 동향을 포착하기 위한 한·미 정보 당국의 감시·정찰 활동이 대폭 강화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1·2·3단 로켓을 제작하는 평양 산음동 공장에서 이미 로켓들이 열차에 실려 동창리 발사장의 조립 시설로 옮겨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지상감시정찰기 E-8C '조인트스타스'는 지난 3일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도발 장소로 동창리 발사장을 택한다면 발사체는 화성-14·15형 계열의 ICBM보다는 위성을 탑재한 장거리 로켓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동창리에 있는 높이 67m짜리 고정식 발사대를 이용해 은하 또는 광명성호 계열의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왔다. 반면 북이 2017년 시험한 ICBM들은 모두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한 뒤 발사됐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쏜다면 정찰위성 등 종전보다 큰 위성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감시·정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북한 입장에서 정찰위성 확보는 숙원 사업이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북한은 해상도 50㎝~1m, 무게 300~500㎏급의 정찰위성을 띄운 뒤 전송받은 지구 사진들을 공개하며 '전략적 지위 변화'를 과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장거리 로켓이 언제든 ICBM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ICBM과 우주 발사체는 맨 위 탄두(彈頭) 부분에 무엇을 싣느냐의 차이만 있다. 신형 장거리 로켓이 정찰위성 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다면 북한은 ICBM에 보다 큰 탄두를 탑재할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여러 개의 위성을 궤도에 올린다면 다탄두(多彈頭) ICBM 기술까지 손에 쥐게 된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이날 시드니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국방장관(2+2) 회의 기자회견에서 "동창리 지역에서의 엔진 시험 활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뒤늦게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도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했다는 평가다. 공군은 지난 9일 F-35A 스텔스 전투기 3대를 비공개로 추가 도입, 총 13대의 F-35A를 보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또는 IRBM(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일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12월에는 은하-3호 발사 성공 기념일(12일), 김정일 사망일(17일), 김정일 최고사령관 추대일(2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일(30일) 등 북이 중시하는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다는 점도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북이 도발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한·중·일 정상이 중국에 집결하는 오는 23~24일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1/20191211002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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