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절 영상에 남북회담 없어… 트럼프와 판문점 회동 영상에도 文대통령 등장한 장면은 빠져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 외교 성과를 총정리한 영상물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만 쏙 뺀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북한이 '하노이 노딜' 이후 한국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드러내며 남북 관계를 걸어 잠근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문제의 영상물은 북한의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북한 정권 수립일(9월 9일)에 제작한 것으로 '기적과 번영의 보검'이란 제목이 달렸다. 영상은 "제재 속에서도 기적과도 같이 강국의 반열에 오른 조선(북한)에 세계가 감탄했고, 김정은 원수님의 정치 실력에 세계가 칭송하며 우러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김정은의 정상회담 사진들을 공개했다.
 

영상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응우옌푸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는 사진들이 차례로 소개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3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문 대통령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특히 '6·30 남·북·미 판문점 회동' 부분에선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만나는 사진만 4장 소개되고, 문 대통령은 '통편집'됐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중재자·촉진자를 자처하며 남북 관계 개선에 '올인'했던 문 대통령을 북한이 투명인간으로 취급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북한에 500만달러를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연내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500만달러 송금이) 연내 집행될 수 있도록 실무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기 국민대 초빙교수는 "노골적으로 한국을 무시하는 북한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목적에 인도적 지원을 이용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1/20191211002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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