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2020년 전망 세미나
"北, 금강산 이어 개성공단 철거 요청 가능성"
"김정은 지난 4일 백두산 오를 때 새로운 노선 결정했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달 하순 소집되는 북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지난해 체결한 9·19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하고 금강산 내 남측 시설에 이어 개성공단 시설까지 철거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10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한반도 정세: 2019년 평가 및 2020년 전망' 세미나에서 "북한이 최근 들어 대미 메시지를 내는 것은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한 조치"라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이미 북·미 대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다"며 "2020년에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 정밀하게 준비해 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은 일단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은 열어 놓고 연말까지 왔다"며 "하지만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만남에서 미국의 변화 가능성을 점쳐봤는데 이때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을 등정하면서 새로운 길을 가려고 전환을 시작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의 방향도 전원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김 위원장이 최근 두번째 백두산을 등정하면서 이미 방향을 결정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지난 10월 16일에 이어 이달 4일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 첫번째 등정 때 새로운 길로의 전환을 모색했고, 두번째 등정을 통해 방향을 결정했다는 게 김 교수 분석이다.

김 교수는 이어 "연말까지 희망의 문이 열려 있지만 큰 문은 닫혀 있고 쪽문만 열려 있는 셈"이라면서 "미국이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상황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내년에는 핵무력 강화, 자력갱생, 북·미 틀을 탈피한 다자 외교 등 새로운 길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미국과 관계를 영원히 끝내려는 것은 아니고 미국과의 해법은 계속해서 추구할 것"이라면서 "(내년 말) 미국 대선 결과를 보면서 2라운드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따라서 (북한이) 미국이 생각하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적절한 말과 행동으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상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추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인 셈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0/20191210025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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