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신무기 개발 담당하는 北국방과학원이 진행한 것 주목"
 

미 민간 위성업체 궨플래닛 랩스궩가 지난 5일 공개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위성사진.
미 민간 위성업체 궨플래닛 랩스궩가 지난 5일 공개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위성사진. 이전에 없던 대형 화물용 컨테이너 등이 포착됐다. /플래닛 랩스

북한 국방과학원은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어떤 시험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이 수차례 장거리로켓 발사와 엔진 시험을 진행했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장을 말한다. 북한이 언급한 '전략적 지위 변화'란 명실상부한 핵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유국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위성발사용 신형 액체연료 엔진 또는 ICBM 1단에 사용되는 '고체연료 엔진' 시험을 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신형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북한 국방과학원이 동창리 발사장에서 시험을 진행했다고 하는 데 주목했다. 동창리 발사장에는 자동식 개폐 장치가 장착된 67m 높이의 발사대와 로켓 조립 시설, 엔진 시험용 수직발사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명분으로 사실상의 ICBM 발사 시험을 하거나, ICBM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엔진 연소 시험 등을 했다. 이번에 진행했다는 '중대한 시험'이 ICBM이나 위성 발사용 우주발사체(SLV)에 필요한 고출력 신형 엔진 시험일 가능성이 큰 이유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액체연료 엔진은 수직발사대를 이용하고 고체연료 엔진은 지상에 가로로 고정, 시험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며 "북한이 사진을 공개하면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겠지만, 그간의 위성사진을 보면 수직발사대가 포착돼 액체연료 엔진 쪽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동창리에 설치된 엔진 시험용 발사대가 수직인 만큼 이번 시험도 기존의 ICBM인 화성-15형 등을 개량한 액체연료 엔진 개발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민간위성에 포착된 사진에 따르면, 동창리 발사대에는 액체연료 연소 시험 결과로 보이는 흔적이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고체연료 시험설도 제기됐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전략적 지위 향상이란 표현을 쓴 걸 봐선 미사일의 신속한 발사를 위해 액체에서 고체로 전환하는 엔진 시험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인공위성을 위장한 ICBM 발사나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중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충전에 시간이 드는 액체연료에 비해, 고체연료는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다음 수순으로 사실상의 ICBM 시험 발사가 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국방부는 "한·미는 동창리뿐 아니라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9/20191209001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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