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 경고]
소식통 "金, 한국관련 보고에 짜증… F-35A기 도입에 배신감… 文대통령에게 속았다고 생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고위 간부들에게 "남조선엔 어떤 기대도 할 게 없다" "굶어 죽더라도 남조선에 구걸하지 말라"고 하는 등 한국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수시로 드러내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노딜'의 여파로 남북관계를 걸어잠근 뒤로도 13차례 방사포·미사일을 쏘고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등 대남 무력시위와 협박을 이어가는 배경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김정은의 불만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은 한국과 관련한 보고가 올라오면 일단 짜증부터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최근 한국과 해외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 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나라가 어려운데 민간단체들이 돕겠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민간단체들은 실속이 없고 허풍이 많다"며 "굶어 죽더라도 남조선에선 아무것도 받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정은은 작년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문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연합훈련 영구 중단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을 약속받았다고 믿었지만, 일부 훈련이 축소·유예의 형태로 이어지고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의 도입이 계속되자 '배신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하노이 노딜'로 체면을 구긴 것을 두고도 문 대통령 탓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부서 관계자는 "북한은 미·북 관계가 한창 좋았던 작년에는 '모든 게 김정은 원수님의 용단 덕분'이란 식으로 선전하다가 예상치 못한 하노이 노딜에 충격을 받고 '문 대통령에게 속았다'며 모든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돌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은 대당 1억달러짜리 F-35 스텔스기를 도입 중인 한국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지원 사업에 800만달러를 책정하고 그마저도 2년간 질질 끈 것에도 불만이 크다"고 했다. 김정은은 대남 사업 일꾼들에게 "남조선이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생색만 낸다" "남녘을 향해 방귀도 뀌지 말라" "남조선과 모든 관계를 끊으라"는 취지의 '대남 무시' 발언들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0월 하순 금강산을 시찰하던 김정은은 온정리와 고성항 주변의 남측 시설들을 가리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진다" "너절하다" 등 감정 섞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이 금강산 시설 철거를 요구하면서도 대면이 아닌 서면 방식을 고집하는 것도 김정은의 험악한 대남관(對南觀)과 관련이 깊다"고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 선미후남(先美後南) 전략의 일환으로 '남조선 배제'에 나선 측면도 있지만 김정은의 악화된 대남 인식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4/20191204001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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