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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기획委 포럼서 나온 미·북 협상 비관론..."정부, 플랜B 마련해야"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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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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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29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연합뉴스·조선중앙TV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29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연합뉴스·조선중앙TV

"2020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가장 낮은 시나리오다. 반면 북한이 새로운 길을 선택하고 남북관계가 악화하는 것은 우리에겐 최악이지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북한이 사전 신뢰조치를 계속 요구하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한 2차 북·미 실무회담이 열리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2차 실무회담이 열리지 못할 경우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남북 및 북·미 대화의 단절을 선언할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을 향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시한(올 연말)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여전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북 비핵화 실무 협상도 연내 개최가 어렵다는 전문가들 분석이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나왔다. 세종연구소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3일 열리는 '2019년 한반도 정세 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 포럼을 하루 앞둔 2일 전문가들의 발표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발제에서 연내 미·북 비핵화 협상 타결보다는 북한이 2020년 '새로운 길'로 가겠다고 선언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북한군이 작년 체결한 9·19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하며 무력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 사건 9주기였던 지난달 23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하며 군사합의를 어겼다.
 

(왼쪽부터)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윤희훈 기자
(왼쪽부터)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윤희훈 기자

◇ "미·북 실무협상 연내 개최 어려워⋯ 北 무력 도발 가능성 커져"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 전망과 한국의 전략'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현재 북한은 높은 수준의 '신뢰 조치'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어 2차 북·미 실무회담이 열리기 어렵고, 열리더라도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난항에 대비한 플랜B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및 남북정상회담 전문가 자문단을 겸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 청와대에서 열린 전문가 자문단회의에서 '한국형 비핵화 프로세스'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 연구위원은 미·북 협상 난항의 원인으로 양측의 협상 전략이 엇갈리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실무회담을 몇 차례 개최해 조기성과(early harvest)를 쌓아나감으로써 양측 간 신뢰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열어 실질적인 타결을 이끌어낸다는 입장"이라면서 "반면 북한은 사전에 '신뢰 조치'를 얻어낸 뒤, 이를 기반으로 실무회담을 열어 제3차 정상회담에서 다룰 의제들에 협의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미국 모두 이번 기회를 놓치면 외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 최소한 2차 북미 실무회담 성사를 시도할 것"이라면서 "다만 북한의 완고한 입장이나 미국의 복잡한 국내 정치 사정을 고려할 때 실무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도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확실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현재로선 북·미가 연말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북한의 향후 행보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가 발사와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번에 발사한 SLBM은 바지선에서 쏜 것으로 향후엔 신형 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강산 내 남한 시설 철거와 관련해 북한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을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그 후엔 개성공단 내 남측시설 철거까지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고의적으로 위반하며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지난달 23일 김정은 위원장 참관 아래 황해도 창린도에서 해안포를 발사함으로써 남북군사합의서를 고의적으로 위반했다"며 "향후 북한이 우리 측의 군사연습, 첨단무기 도입에 반발해 군통신선 중단, JSA 통행 제한, GP 복구 등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하는 조치를 추가적으로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 "文 정부, 딜레마 직면⋯ 플랜 B 세워야"

현 정부는 미·북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를 자처해왔다. 전문가들은 그런 문재인 정부가 향후 전략적 딜레마를 직면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현 정부가 맞게 될 첫번째 딜레마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꼽았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은 현재 한·미 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하며 남북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임기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전작권 전환 이행 점검을 위한 한·미 군사연습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을 완수하기 위해선 군사 연습으로 검증을 해야 하는데,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로선 할 수도, 그렇다고 안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조 연구위원은 "정부는 남북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대규모 한·미 군사연습을 자제하면서도 전작권 전환을 위해 첨단 무기 도입을 한정한 상태에서의 한·미 군사연습은 지속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했다.

조 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4·15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남북관계 난항에 대비한 플랜B 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위한 남·북·미 3자의 포괄적 합의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비핵화 범위를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으로, 폐기해야 할 탄도 미사일 범위는 '중장거리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국한하고, 생화학무기와 단거리,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남북 또는 북·일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및 SLBM을 시험발사하지 않고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진지하게 나오는 것을 조건으로 미 행정부와 내년 상반기 또는 하반기까지 연합훈련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 모두 내년에 개선되기보단 악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인력 풀을 진영을 초월해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 본부장은 "북한과 미국이 수용할 수 있는 비핵화 합의안 초안을 만들려면 국내 전문가들의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해야 한다"면서 "보수와 진보를 넘어서 권위있는 전문가들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 북한·미국, 핵·제재 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한반도 비핵·평화번영 TF'(가칭)를 청와대나 외교부 산하에 만들어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2/20191202006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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