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1월1일 김정은 신년사 이후 한국군 대북 유감 성명은 처음
軍, 발사체 발사 확인 직후 언론에 사실 전파⋯"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 중단 강력 촉구 차원"
 
북한이 28일 연포 일대에서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전동진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연포 일대에서 발사체 2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전동진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북한이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두발을 동해로 발사한 것과 관련,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군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동진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은 이날 오후 발표한 '북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한 우리 군의 입장'이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합참이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의 발사체 도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한 것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규탄 성명 이후 만 2년만이다. 작년 1월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신년사를 기점으로 남북 평화 프로세스가 추진된 이후 한국군 당국이 성명을 통해 북한에 유감을 밝힌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였던 지난 23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했다고 공개한 지난 25일에도 유감 성명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대신 군은 당시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남북 군사합의 위반에 대한 유감을 나타내고 군 통신선을 통해 항의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이날 공식 유감 성명을 낸 것은 북한이 서해 해안포 사격 닷새만에 또다시 무력 도발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온적으로 대응했다가는 군마저 북한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국내 비판 여론이 커질 것이라 봤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군 당국은 북한이 23일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한 사실을 인지했지만, 북한이 25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알리기 전까지 침묵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 당국이 평화 무드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의 군사합의 위반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은 이날 발사 전까지 올해 들어 총 12번 미사일 등 발사체 도발을 했다. 지난달 31일엔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쐈다. 그날은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조의문을 보내온 다음날이었다. 지난달 2일에는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지난 12차례에 걸친 북한의 발사체 도발에 모두 '로우키'(low-key)로 대응했다. 이와 관련 정경두 국방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지금은 최대한 우리가 인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장관 발언 하루만에 북한이 방사포 도발에 나서자 군도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보고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직후 기자단에 이 사실을 알리는 등 전과 달리 발빠르게 언론에 관련 사실을 공개 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앞으로 유사한 상황이 되면 최초 1보(報)에 대해선 (발사) 사실만이라도 먼저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북한의 발사체 도발엔 침묵하다 이날 공식 유감 성명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 대해선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안 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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