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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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했던 북한 민간 상선(500t급) 한 척을 하루 만에 퇴거 조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우리 군은 북 선박과 교신 내용 등을 통해 볼 때 기관 고장 후 날씨가 좋지 않아 NLL을 우발적으로 침범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이 선박은 북한 국기를 달지 않고 선명(船名)도 표기하지 않은 상태로 중국 어선들과 섞여 있다가 NLL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선박이 불법 환적 등에 연루됐는지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합참은 이날 "27일 오전 6시 40분 NLL을 넘어 남하한 북한 상선을 당일 오후 11시 30분쯤 우리 관할 수역 밖으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 상선은 NLL 북쪽에서 중국 선박들과 함께 있다가 27일 오전 5시 50분 무리를 이탈해 남하하기 시작했다. 이때 우리 군 백령도 전탐감시대 레이더에 처음 포착됐다. 이에 합참은 해군 호위함과 초계함 등을 현장으로 보냈다.

서해 NLL을 넘은 북 선박에는 북한 국기가 없었고 배 이름도 표기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이 선박에 가까이 다가가 조타실 유리창 위에 표기된 번호를 찾아낸 뒤에야 국제해사기구에 등록된 북한 선박 번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해당 선박은 우리 군이 최초 포착했을 때엔 시속 10노트 정도로 이동하다가 속력이 시속 3~4노트로 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이 기관 고장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해당 선박이 북한 선박임을 확인한 후 오후 12시 30분쯤 2차례 경고 통신을 실시했지만 북 선박은 응답하지 않았다. 이에 12시 40분쯤 10여 차례에 걸쳐 경고사격을 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 경고사격 후 북한 상선은 기관이 고장났고 날씨가 좋지 않았다며 해주항으로 들어간다는 등의 응답을 했다"면서 "이후 NLL 밖으로 퇴거했고, 해주항으로 들어갔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군은 북한 상선을 퇴거하는 과정에서 선적물이나 승조원에 대한 승선검색(군이 선박에 올라가서 하는 방식의 검문검색)은 하지 않아 군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중국 선박들과 함께 있었던데다 국적기와 선명이 표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법 환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경고사격에도 불응하면 선박을 예인해 배 내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해당 선박이 군의 퇴거 조치에 응했기 때문에 내부 검색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불법 환적 가능성과 관련해선 "대북 제재 관련된 작전은 가입국간에 합의해서 보안으로 유지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어렵다"면서도 "유엔 제재 위반 행동을 해당 선박이 단독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8/20191128025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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