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발간된 '트럼프 전기' 내용 보니…]

주한미군 2만8500명 안팎인데 "4만명 주둔, 한국에 45억달러 써"
전기 작가 "트럼프, 北 집착 심해… 그가 책 쓰면 北으로 시작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해서 3000만~1억명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하는 등 근거 없는 과장법을 동원해 자신의 북핵 협상을 전기 작가에게 자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우리가 한국에 4만명의 군인을 상시로 주둔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한국을 방어하는 데 한 해 45억달러를 쓰는데 정말 많은 돈"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한 미군은 2만8500명 안팎에 불과한데 부정확한 숫자에 근거해 방위비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미국이 최근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방위비는 45억달러보다 많은 50억달러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전기작가 더그 웨드가 26일(현지 시각) 발간한 책 '트럼프 백악관 내부에서(Inside Trump's White House)'에 따르면 트럼프는 북한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이고 있었다. 트럼프가 직접 역사책을 쓴다면 북한 문제로 시작할 것이라고 웨드가 평가할 정도였다.

웨드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지난 1월 트럼프와 점심 식사를 했을 때 대화의 주된 주제도 북한 문제였다. 트럼프는 "오바마가 계속 대통령을 했다면 우리는 북한과 전쟁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3000만명에서 1억명의 사람이 죽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TV 전문가들이 전쟁 사망자를 10만~20만명으로 예측했다"며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고도 했다. 남·북한 인구를 전부 합쳐도 76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1억명은 터무니없는 숫자다.
 

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나는 200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가봤지만 이건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우리가 무대에서 걸어서 악수하고 고개를 돌렸을 때 전 세계에서 온 수천 대의 카메라가 사진을 찍었다"며 "마치 헬리콥터가 이륙하는 듯한 셔터 소리는 예상하지 못했다. 엄청나게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했다. TV 리얼리티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그가 김정은과의 회담도 언론의 관심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성공 여부를 가늠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트럼프는 "나는 김정은과 케미(궁합)가 잘 맞는다"며 "만약 오바마가 그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면 노벨상을 5개는 탔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식사 도중 김정은의 친서를 웨드에게 흔들어 보이기도 했는데, 친서에 샐러드드레싱이라도 묻을까 걱정할 정도로 소중하게 다뤘다고 한다. 웨드는 친서 내용 중 '한국전쟁을 실질적이며 공식적으로 끝내는 것이 매우 분명한 목표'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한국 등 동맹에 대해선 불신을 보였다고 한다. 트럼프는 "미국의 멍청함에 대한 최악의 사례를 들겠다"며 "우리는 수십억달러어치의 미사일을 사서는 부자 동맹들에 줘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최악으로 대하는 건 우리의 동맹이다. 한국의 사드에 대해 들어보지 않았나"라며 "우리는 너무 많이 준다. 그런데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들에 대해 "그들은 우리를 벗겨 먹는다"고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7/20191127002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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