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북한의 기습 포격 당시 연평도. / 조선DB
2010년 북한의 기습 포격 당시 연평도. / 조선DB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창린도 군부대 시찰은 전날인 24일이나 이보다 하루 앞선 23일에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군사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연평도 포격 사건 9주기(11월 23일)에 맞춰 서북5도에 가장 근접한 해안포 부대의 포사격 훈련을 직접 지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 쯤 서해 연평도 해병대 기지와 민간인 마을에 해안포와 방사포 150여발을 발사하며 공격했다. 6·25 이후 북한이 한국 영토를 포로 타격한 첫 도발이었다. 당시 150발 중 90여발은 해상에 떨어지고 나머지 60여발은 연평도에 떨어져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도 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 당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은 당시 집권을 준비하던 김정은이 주도한 것이란 말도 있었다. 그런 김정은이 연평도 포격 9주기를 맞아 다시 연평도 인근 창린도 해안포 기지를 찾아 화력을 과시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연평도 포격 도발을 다시 거론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TV를 통해 '연평도를 벌써 잊었는가'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사시 함박도 초토화 계획'을 언급한 것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내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노동신문

우리민족끼리TV는 영상에서 "리승도로 말하면 골수까지 동족대결에 환장한 대결광신자"라며 "연평도 해병대포대장으로 있던 지난 2010년 감히 우리를 건드렸다가 우리 군대의 불소나기의 맛을 톡톡히 본 자"라고 했다. 이어 "그때로부터 근 10년이 흐른 오늘까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이른바 초토화 계획이라는 따위의 망발을 줴쳐대고(지껄이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망상에 사로잡힌 부나비(불나방)의 허세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백히 밝히건데 미국과 남조선 군부 호전세력의 이런 망동은 세계와 민족 앞에 확약한 조·미(북·미), 북남 합의들의 난폭한 위반이며 이 땅의 평화를 바라는 민심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라고 했다.

국방부가 창린도 해안포부대의 포 사격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연평도 포격 사건과 연관돼 국민들의 대북 감정이 악화하는 걸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번 해안포 사격과 관련해 해안포를 어느 방향으로 몇 발 쐈는지, 언제 쐈는지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하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연평도 포격도발 9주기에 해안포 사격을 공개한 것은 한국군 서북 방위의 아킬레스건이 어디인지 알고 있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직접 시찰한 자리에서 포사격을 했다는 점에서 9·19 군사합의는 사실상 무력화 기로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5/20191125021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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