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지난 5일 김정은 부산 초청 친서 보내와…김정은 못 오면 특사라도 보내달라 해"
"文대통령의 고뇌 이해…南 공기 남북관계에 매우 회의적"
"신남방정책 귀퉁이에 남북관계 슬쩍 끼워넣으려는 불순한 기도"
 
"현 시점에 정상회담, 하지 않는 것만 못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20일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설주, 김정은,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9월 20일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설주, 김정은,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5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내왔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밝혔다. 북한은 그러나 "남측의 성의는 고맙지만 위원장이 부산에 나가야 할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김정은을 초청하기 위해 친서를 보낸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5일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이번 (한·아세안) 특별수뇌자(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친서가 국무위원장에 대한 진정으로 되는 신뢰심과 곡진한 기대가 담긴 초청이라면 굳이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면서 "현 북남 관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고뇌는)문 대통령의 친서가 온 후에도 몇차례나 (김정은) 위원장께서 못 오신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내온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면서 "하지만 흐려질대로 흐려진 남조선의 공기는 북남관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며, 남조선당국도 북남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의연히 민족공조가 아닌 외세의존으로 풀어나가려는 그릇된 입장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슨 일에서나 다 제 시간과 장소가 있으며 들데,날데가 따로 있는 법"이라며 "과연 지금의 시점이 북남수뇌분들이 만날 때이겠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통신은 또 "모처럼 찾아왔던 화해와 협력의 훈풍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내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남조선당국이 종이 한장의 초청으로 조성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과 남사이의 근본문제,민족문제는 하나도 풀지 못하면서 북남수뇌들사이에 여전히 대화가 이루어지고있다는 냄새나 피우고 저들이 주도한 '신남방정책'의 귀퉁이에 북남관계를 슬쩍 끼워넣어보자는 불순한 기도를 무턱대고 따를 우리가 아니다"며 "우리와 크게 인연이 없는 복잡한 국제회의마당에서 만나 악수나 하고 사진이나 찍는 것을 어찌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서 북남수뇌분들이 두 손을 높이 맞잡은 역사적 순간에 비길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판문점과 평양,백두산에서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는 지금의 시점에 형식뿐인 북남수뇌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남측의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부산에 나가셔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데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1/201911210196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