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단체 행사장 안팎서 항의다른 교민들도 강제 북송 비판

미국을 방문 중인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8일(현지 시각)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북한 선원 2명 강제 북송 조치에 대해 탈북 단체 및 현지 교민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의 한인뉴스 커뮤니티 포털인 '하이 유에스 코리아' 측이 촬영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날 버지니아주 한인 식당에서 열린 행사에서 탈북민 단체 대표들과 현지 교민들은 "왜 북한 선원을 불법·강제적으로 북송했느냐"며 김 장관을 강하게 성토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연철(왼쪽) 통일부 장관이 18일(현지 시각)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면담하기 전 악수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방미 통일부장관, 비건 대표와 면담 - 미국을 방문 중인 김연철(왼쪽) 통일부 장관이 18일(현지 시각)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면담하기 전 악수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통일부

탈북민 출신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얼마 전에 탈북 청년 2명을 왜 닷새 만에 보냈느냐. 나도 탈북 이후 3개월 동안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았다. 100명 이상 죽인 KAL기 폭파범 김현희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왜 탈북자를 닷새 만에 송환했느냐"고 따졌다. 주최 측이 발언을 제지했지만, 박 대표는 끌려 나가면서 '탈북 청년 강제 북송시킨 살인마 문재인, 김연철'이라는 피켓을 꺼냈다. 그러면서 "3만5000명의 탈북자들이 분노한다"고 소리쳤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며 행사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행사장 밖에서도 탈북민 단체와 주최 측 참석자 간 언쟁이 이어졌다.

다른 교민들도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추방된 두 명의 탈북 청년은 자신들이 북송된다는 사실도 모른 채 눈 가려지고 북으로 강제 북송됐다"며 "대한민국이 인권과 법치가 존재하는 나라인지 답변해 달라"고 했다. "이번 결정이 문재인 대통령 개인의 통치에 따른 것인지 묻고 싶다"는 말도 나왔다. 일부 참석자가 "16명을 죽인 자들을 어떻게 받느냐"고 하자, 다른 참석자는 "당신이 봤냐. 당신의 친동생이라면 이북에 보낼 수 있겠느냐"고 맞받았다.
 
이 같은 소동에 김 장관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동포 사회가 한국의 축소판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어민 북송에 관련해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여러분들이 언론을 통해 객관적 사실과 찬반 여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고, 여러분이 그 찬반 관련 근거를 갖고 토론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관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0/20191120002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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