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최근 제3국 통해 12월 중 다시 협상 의사 전달"
"종전선언·연락사무소 같은 부차적 문제로는 가망 없어"
"문제해결 가능하다면 임의 장소·시간에 마주 앉을 용의"
"美대화 제기, 만남 연출하며 시간벌이 술책엔 흥미 없어"

미·북 실무협상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최근 미국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 '다음 달 다시 만나 협상하자'는 제안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고 미국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만날 의향이 있다고 14일 밝혔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달 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뒤 귀국차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지난달 7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미·북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뒤 귀국차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면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김명길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최근 미 국무부 대조선(북)정책특별대표 비건은 제3국을 통하여 조·미(북·미) 쌍방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밤 보도했다.

김은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이 지난 10월 초 스웨덴에서 진행된 조·미 실무협상 때처럼 연말 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달래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 변화에 따라 순간에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를 협상에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제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했다.

그는 "나는 미 국무성 대조선정책특별대표가 조·미 대화와 관련하여 제기할 문제나 생각되는 점이 있다면 허심하게 협상 상대인 나와 직접 연계(연락)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이른바 조·미 관계와 관련한 구상이라는 것을 공중에 띄워 놓고 있는데 대하여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것은 도리여 미국에 대한 회의심만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했다. "미국측이 우리에게 제시할 해결책을 마련하였다면 그에 대해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은 "나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미국의 대화 제기가 조·미 사이의 만남이나 연출하여 시간 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며 "다시 한번 명백히 하건대 나는 그러한 회담에는 흥미가 없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4/20191114036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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