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밝힌 北미사일 능력]
"北 북극성-3형 SLBM, 비행·탄두탑재 성능 향상" 공식 확인
잠수함, 美본토서 2000㎞ 해역 진출해 SLBM 쏜 뒤 복귀 능력
전문가들 "北이 신형 미사일 4종세트 섞어 쏘면 요격 불가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북한이 개발하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4일 국회 정보위 국감에서 밝힌 북한 미사일 능력에 대한 평가는 180도 달랐다. 전문가들은 "우리 안보를 책임지는 두 사람의 '대북 판단'이 다른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정원은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대를 장착한 북의 신형 잠수함이 곧 건조돼 실전 배치가 임박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북의 미사일 능력이 우리 안보에 "위협"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정원은 정보위에서 북한이 지난달 2일 발사한 북극성-3형 신형 SLBM이 종전 SLBM에 비해 성능이 향상된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민기 의원은 "국정원은 지난달 북한이 시험 발사한 북극성-3형의 비행 성능과 탄두(彈頭) 탑재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건조 공정이 마무리 단계인 신형 잠수함이 진수되면 잠수함에서 SL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SLBM 시험은 보통 지상 사출(射出) 시험→수중 바지선 사출 시험→잠수함 수중 사출 시험의 단계를 밟아 이뤄진다. 북한은 지난달 2일 수중 바지선에서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해 성공했기 때문에 이제 신형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하는 시험만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의 북극성-3형은 지난 2016년 4월 시험 발사된 북극성-1형에 비해 크기도 커지고 형태도 강대국들의 SLBM과 비슷해져 3년 5개월여 만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신형 SLBM 쥐랑-2(JL-2)와 비슷한 형태로, 최대 사거리는 2000㎞가량으로 추정된다.

국정원은 진수가 임박했다는 북한 신형 잠수함의 구체적인 제원도 공개했다. 국정원은 현재 북한이 신포 조선소에서 전폭 약 7m, 전장 약 80m 규모의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으며, 공정이 마무리 단계여서 관련 동향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신형 잠수함이 북한의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미오급 잠수함(1800t급)은 전폭 7m, 전장 76.8m로, 신형 잠수함은 로미오급 잠수함보다 약간 크다는 얘기다. 배수량은 지금까지 알려진 3000t급에는 미치지 못하는 2000t급으로 국정원은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신형 잠수함에 3발가량의 북극성-3형 신형 SLBM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잠수함은 미국의 감시망에 탐지되지 않는다면 이론상 미 본토에서 2000㎞쯤 떨어진 해역까지 진출해 SLBM을 쏜 뒤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원은 또 정의용 실장이 평가절하했던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신형 4종 세트' 위협에 대해서도 "최근 북한 미사일이 액체 연료에서 고체 연료로 가고 있다. 고체 연료는 사전 준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우리 군이) 이것을 인식하기 어렵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어 "이동식 발사에 고체 연료로 (전환)되면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새로운 대책을 세워나갈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비행고도가 낮고 일부는 회피 기동까지 하는 신형 4종 세트를 북한이 '섞어 쏘기'할 경우 한·미 미사일 방어망으로 요격이 불가능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위중한 위협'이 아니라고 했던 정 실장의 1일 운영위 발언은 이와 같은 군 안팎의 일반적 분석과 동떨어진 내용이었고, 국정원 역시 정 실장 발언을 뒤집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이혜훈 정보위원장은 "기습 공격 능력이 배가된 것으로 정보 당국이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에 대해선 8월 24일과 9월 10일 발사한 발사체와 동일한 것으로, 8월 24일은 추진 기관 성능을, 9월 10일은 정밀 유도 기능을 검증한 데 이어 연발 사격 능력 시험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5/20191105002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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